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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으로 끌고 승진으로 민다”...한화 ‘김동관 체제’ 강화
입사 12년만에 부회장 승진, 그 배경과 의미
3세경영 가속...그룹 차기리더 체제 굳히기
사업 재편 후 시장공략·책임경영 강화 포석
태양광·우주항공·수소 등 본격 ‘미래 그리기’
전문성·쇄신 강조...9개 계열사 대표인사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 29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자리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이달 초에도 김 부회장이 맡고 있는 부문을 강화하는 사업 개편을 단행한 바 있는데,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부회장 승진 인사를 통해 김 부회장 체제 강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그룹의 차기 리더로 천명됐다는 평가를 받는 김 부회장은 태양광, 우주항공, 수소 등 그룹이 우위의 시장지배력을 점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한화의 미래 전략 수립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입사 12년 만에 부회장 올라=1983년생인 김 부회장(40세)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일을 시작,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로 영입된 뒤 같은 해 12월 곧바로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부회장직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에 더해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도 함께 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5세에 부회장을 달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각각 40세, 39세에 부회장직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부회장의 승진 시점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버지 김승연 회장(71세)의 나이를 감안해도 적절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 부회장도 고 이건희 회장이 71세 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태양광·우주산업 진두지휘 성과=김 부회장은 그동안 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을 이끌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미국과 독일, 영국, 한국 등 주요 태양광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 ㈜한화를 정밀화학기업으로 체질 개선하는 데도 힘써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도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아 누리호 엔진을 납품하고,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한화그룹은 계열사 3곳에 분산돼있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김 부회장이 통합 시너지 제고와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을 주도할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승진에 대해 “사업재편 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차원이며, 무엇보다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화 지분승계 방법 과제=사실 김 부회장이 그룹의 얼굴로 나서기 시작한 지는 꽤 됐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에도 그룹을 대표해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했고 이에 앞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여해 태양광 사업에 대한 한·미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같은 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이런 가운데 그룹의 향후 과제는 순조로운 지분승계 과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의 핵심은 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 주식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인 김동원·김동선이 각각 1.67%를 보유 중이다. 일각에서는 3남이 전체 지분을 들고 있는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높여 ㈜한화 지분 상속 비용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9개 계열사 전문성·쇄신 인사 단행=한화 그룹은 9개 계열사 대표에 대한 내정 및 승진 인사도 발표됐다. 전문성과 쇄신이 강조됐으며 김 부회장 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인사라는 평가다.

한화건설 신임 대표에는 김승모 ㈜한화 방산부문 대표가 내정됐다. 김 대표는 방산 부문 통합 전까지 ㈜한화 방산부문 대표도 함께 맡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에는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가 김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손 대표는 통합 전까지 한화디펜스 대표도 겸직하게 된다. ㈜한화 모멘텀 및 한화정밀기계 신임 대표이사에는 류두형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 대표가 내정됐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에는 김인환 한화토탈에너지스 수지사업부문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한화H2Energy 대표에는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 대표가 내정됐으며, 손 대표는 두 회사 대표를 함께 맡는다. 지난 7월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된 양기원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솔루션 Q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은 정상철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양 대표와 정 대표는 1970년대생으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속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회사를 중심으로 전략 및 사업 전문성이 검증된 대표를 내정 또는 재배치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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