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1곳당 평균 1.4만개 영상
한국어로 서비스하는 성인사이트 10곳 중 7곳 이상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올라와 있는 등 방대한 양의 불법 콘텐츠가 소비·유통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성인사이트를 통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성인사이트의 주요 소득원이자 최대 광고주인 불법도박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29일 한국범죄심리학회 학술지 한국범죄심리연구에 실린 ‘성인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실태와 대책’은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성인사이트들에 올라온 성착취물, 동영상, 사진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사이트는 올해 3월 11일~4월 13일 검색포털 구글에서 검색된 한국어 서비스 성인사이트 270곳 중 접속이 가능한 100곳이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사진, 동영상 등 분석은 게시물이 방대해 올해 1월부터 올라온 것만 대상으로 했다.
이들 사이트는 모두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었는데, 이들 중 ‘한국야동’, ‘국산야동’으로 불리는 한국 동영상 전용 게시판이 있는 경우가 절반 이상(55%)이나 됐다. 전용 게시판과 상관없이 한국 동영상이 존재하는 성인사이트는 66%로 집계됐다.
한국 동영상 전용 게시판이 있는 55개 사이트에 업로드된 동영상은 사이트 1개당 평균 1만4250개였다. 적게는 226개, 많게는 43만1342개의 동영상이 있었다.
이들 사이트에서 올해 1월부터 올라온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77%에는 해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34%는 한국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있었다.
한국어 서비스 성인사이트들의 광고를 분석해 보니 ▷첫(메인) 페이지 배너광고 94% ▷동영상 페이지 배너광고 72% ▷동영상 플레이어 광고 61% ▷동영상 재생시 팝업광고 50% 순으로 집계됐다.
첫 페이지 배너광고 내용으로는 불법도박이 73.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성매매업소 11.9% ▷불법사이트 중계 4.4% ▷불법약품 3.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동영상 페이지 배너광고도 불법도박(72.4%)과 성매매업소(12.3%)가 가장 많았다.
배너광고는 대체로 불법업체가 많았지만, 동영상 재생시 볼 수 있는 팝업광고와 플레이어 광고는 게임, 온라인 쇼핑몰 등 합법적 사업과 기업도 광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문은 “외국어로 서비스되는 성인사이트까지 고려하면 모든 성인사이트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만큼 방대하게 존재한다”며 “불법 촬영물과 합성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불법 영상물과 사진 등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소 차단과 변경을 반복하는 특성상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성인사이트보다 불법도박사이트를 우선적으로 차단하고, 성인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인 불법 콘텐츠를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된 범죄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 등 불법 콘텐츠가 유통되는 성인사이트에서 합법적 사업과 기업의 광고를 차단·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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