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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물가·고금리에다 뾰족한 수 없는 환율
고환율 쇼크 비상, 내우외환 본격화한 韓경제
파월 예상밖 고강도 발언에 브레이크 없는 환율
당장 환율 1340원 재돌파, 코스피는 약세로 전환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대응”…고민 커진 정부
방기선(왼쪽 두 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 초강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고환율 쇼크까지 더해지며 총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나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되고,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4년여 만에 가장 높은 물가와 이에 따른 고금리로 신음하는 우리 경제에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는 소비를 둔화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 여기에 무역수지도 적자 행진을 지속해 우리 경제가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3·16면

29일 정부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공격적 금리인상 시사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방 차관은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채권시장 반응에 유의하면서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대응 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 잭슨홀 회의가 우리 금융·외환·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당분간 강력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긴축(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달러 쏠림 심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파월 의장발(發) 환율 쇼크는 물가 불안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에서 5.2%로 높이고, 내년 물가도 2.9%에서 3.7%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4~5%가 넘는 고물가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 셈이다.

우리 통화 당국도 10월과 11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취약계층은 물론 중산층까지 물가 압박에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에 따라 이날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1340원을 다시 넘어섰다.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2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한 뒤 1342.2∼1344.4원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환율은 지난 23일 1346.6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정부의 구두 개입성 발언 등으로 1330원대로 내려온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7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59포인트(2.20%) 내린 2426.44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에 개장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중 한때 2417.01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실제·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을 놓고 시장 참여자들의 과도한 기대감을 억제하는 데 주안점을 뒀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이후 위험자산 시장에서 연준의 정책 전환과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된 것에 대한 되돌림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배문숙·윤호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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