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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기업은행, 대학교 출연금 ‘찔끔’ …이유있었네 [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공공기관으로 무분별한 출연 지양”
이익금 3% 내로 규정
다른 시중은행 “자체적 수익분석으로 정한다”
기준 공개 못해
출연금 경쟁은 날로 심화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제 공약 중 하나가 거래 중인 IBK기업은행을 일반 시중은행으로 바꾸는 것이 될거에요. 출연금이 글쎄 1년에 5억원도 안되더라니까요. 주변 총장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은행 은 10억~15억원도 턱턱 내놓는대요.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된 곳이라 대학교가 혜택 받을 여지도 별로 없어요”

대학교 총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준비 중인 한 후보의 말이다. 그존에 거래해왔던 IBK기업은행만 교체해도 재정적인 여유가 상당히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이 맞다면, IBK기업은행은 ‘왜’ 이렇게 넉넉하지 못한걸까.

출연금이란 은행들이 대학, 병원, 지자체에 지급하는 금전적인 지원 일체를 말한다. 통상 약정 금액을 계약기간으로 나눠 현금으로 내면 각 기관이 예산에 넣어 활용하고, 은행들은 출연금을 기부금 등으로 비용 처리하면 된다. 각 은행들이 시금고를 수성하기 위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출혈경쟁을 한다는게 바로 이 ‘출연금’을 일컫는다.

은행 입장에서 시금고만큼 큰 상징성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라도, 대학교는 꽤 매력적인 거래처다. 대학생들을 미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대학 예치금을 굴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이 대학기관에 얼마를 내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있지 않다. 다만 대학기금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많게는 매년 10억원 이상을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이 1년에 5억원도 못되는 출연금을 내놓자 ‘찔끔’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타사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진 못하지만, 우리가 지출하는 출연금이 타사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고는 있다”며 “공공기관으로 무분별한 지원 일체를 지양하기 위해 규정에 이익금의 3% 내로 출연금 규모를 제한하다보니 시중은행과 출연금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어떨까. NH농협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기준은 비슷하지만, 농협중앙회가 국감을 받기에 간접적으로 눈치를 본다는 후문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비교적 출연금 책정에서 자유롭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각 대학교에 대한 수익분석을 해 출연금 규모를 책정한다”며 “무분별한 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문서 형태가 아니다보니 결론적으로는 은행들마다 내는 출연금 규모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의 출연금 경쟁은 날이 갈수록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출연금을 두고 은행연합회를 통해 이익공시가 이뤄지긴 하지만, 기준 또한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그동안에는 특정이용자에게 제공된 재산상 이익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이를 공시해왔으나, ‘향후 제공이 확정된 금액’까지 범위가 확대된 것이 그나마 개선된 정도다.

또 다른 기업은행 관계자는 “출연금이 절대적인 주거래은행 선정 기준은 아니지만, 은행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슷하다보니 출연금 규모가 거래 여부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며 “타사와 달리 우리만 이익금 규정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영업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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