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음주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도쿄올림픽 기계체조(도마) 금메달리스트 신재환(24)이 8개월 만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신재환은 27일 SBS를 통해 올림픽 이후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공황장애가 심해지면서 술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신재환은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숨이 막히고,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다”며 “무작정 술에 의존하려 했다는 게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큰 죄악이고 평생 가지고 갈 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크게 실망하셨을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지금도 정말 많이 후회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관해서는 “무서웠다. 3~4개월간 카메라를 못 쳐다봤다”며 “외출도 거의 없이 숨어 살기 바빴고, 어떻게 보면 현실 도피였다”고 했다.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신재환은 양학선의 뒤를 이을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만취 상태에서 택시 기사를 폭행해 충격을 줬다.
대전지검 형사2부는 신재환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벌금형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벌금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당사자나 법원이 정식 재판 회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대한체조협회는 법원의 처벌이 확정되면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신재환의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재환이 지난 4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의사를 전해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결국 신재환은 선발전을 기권했고, 선수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