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조직원들이 대만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페이스북]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해외 취업을 빌미로 청년들을 유인해 범죄에 가담시키고 장기 적출까지 벌인 인신매매 조직 때문에 대만이 발칵 뒤집어졌다.

26일 영국 가디언은 대만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5000명에 가까운 대만인들이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최소 370명 가량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취업 사기를 당했다가 대만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 46명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음식과 물을 충분히 받지 못했고 위협과 폭행, 강간까지 당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대규모 국제 인신매매단에 의해 캄보디아와 타이, 미얀마 등에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신매매단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18~35세 대만 청년을 상대로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의 중국어 사용 지역에서 일할 수 있다며 컴퓨터만 다룰 줄 알면 최소 2500달러의 급여를 보장한다는 식으로 속였다.

하지만 이들이 현지 국가에 도착하면 여권을 빼앗아 판매해버리고,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사기를 하는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강요했다. 일부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등으로 끌려가 산 채로 장기 적출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피해자 가족에게 연락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은 수천 명이 미얀마 카렌족 자치구에 있는 'KK단지'에 감금돼 있으며 이 단지는 높이가 4m에 달하는 전기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곽은 무장한 카렌족이 지키고 있어 사실상 탈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정부는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