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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에 ‘한강 야시장’...웃지 못하는 푸드트럭 상인들
코로나·고물가·자릿세 ‘3중고’
긴급 지원금 대상서도 제외
푸드트럭 3년새 28% 감소
2019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한강달빛야시장 홈페이지 캡처]

“사람들이 푸드트럭에 기대하는 가격이 있으니까 가격도 못 올리겠고, 그냥 제가 가져가는 돈이 적어지는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어렵게 견뎌낸 스테이크 푸드트럭 사장 정모(42) 씨는 최근 일이 늘어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고깃값이 너무 오 른데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각종 행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씨는 “예전처럼 손님들한테 음식 전하고, 소통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3년 만에 ‘한강 야시장’ 행사가 열리는 등 지자체 등이 주최하는 행사가 늘고 있지만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푸드트럭 사장들은 고물가·코로나19·자릿세로 3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가 적어 업체끼리 자릿세를 서로 올리는 등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한 불안감·물가 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여전하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연간 300만명 이상 찾는 ‘한강 야시장’이 이날부터 매주 금·토요일 열린다.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달빛야시장’ 행사는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올해 10월 29일까지 열린다. 한강 야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지난 2년간 열리지 않았다. 해당 야시장에는 푸드트럭 40여 대와 판매부스 60여 개가 참여한다.

오랜만에 열린 행사에 상인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멘보샤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정주희(43) 씨는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 때문에 일을 못해서 남편은 일용직 노동자로, 나는 보험설계사 일을 하면서 버텼다”며 “서울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 그동안 위축됐던 다른 지역 행사도 늘어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올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행사를 다시 시작하는 지자체, 대학 등이 늘고 있다. 지난달 보령시가 주관하는 ‘해양머드박람회’가 3년 만에 열렸고, 물총 싸움을 할 수 있는 워터밤 행사도 이달 16일 수원을 끝으로 대장정을 끝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행사를 미루거나 중단된 사례도 있다. ‘한강달빛야시장’ 행사는 올해 8월 초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2주가량 미뤄졌다. 현재 1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10월에서 11월 또 한 번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행사가 적어 푸드트럭 간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 방문 인원이 많은 행사장의 경우 행사 주관사가 ‘갑’이 되어 자릿세를 많이 내는 업체에 자리를 주기도 한다. 중식 푸드드럭을 운영하는 한모(48)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예전만큼 푸드트럭을 많이 초대 못하니까 이를 두고 업체 간 경쟁이 심하다”며 “이 가격이면 차라리 매장을 운영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라며 하소연했다.

푸드트럭 사장들은 코로나19 지원금에서 소외됐던 업종이기에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정모(43) 씨는 “푸드트럭은 허가를 받은 정상 업종이지만 영업신고를 기간제로 받기 때문에 자영업자 긴급 지원금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몇 년 사이 동료들이 많이 떠났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한때 ‘청년 창업수단’으로 각광받던 푸드트럭은 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년 669대로 정점을 찍었던 푸드트럭 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 등록된 푸드트럭은 338대였지만 올해 6월에는 27.8%나 줄어든 244대에 불과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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