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보는게 낫다?” 너무 비싸진 영화관, 망할 줄 알았는데
서울 시내 영화관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년 새 3000원 비싸져 욕 먹던 영화관, 겨우 되살아 났긴 한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무려 3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영화관 업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이 끌고, 이정재·정우성 주연의 ‘헌트’가 밀며 방문객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예전만큼의 호황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등장과 티켓가격 인상까지 겹치며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25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들어 CGV 앱 주간이용자수(WAU)는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 770만명을 넘어선 영화 ‘탑건: 매버릭’, 누적관객수 680만명을 넘어선 ‘한산: 용의 출현’ 등이 연이어 개봉한 탓이다.

“넷플릭스 보는게 낫다?” 너무 비싸진 영화관, 망할 줄 알았는데
영화 '헌트' 주연을 맡은 배우 정우성(왼쪽), 이정재 [아티스트컴퍼니 인스타그램]

여기에 지난 10일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인기가 심상치 않다. 개봉 15일만에 33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영화관 업계 회복을 견인했다. CGV 앱의 8월 첫째주(1~7일) WAU는 175만명, 둘째주(8~14일)는 150만명, 셋째주(15~21일)는 146만명을 기록, 순항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부터 8월 21일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약 2587만명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2734.2만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47만명 적은 수준이다. 지난 5월 거리두기가 완화되기 시작하자, 방문객은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지나친 가격 인상 논란은 여전하다. 영화 티켓 가격은 지난 2년간 3번 올랐다. 2020년 상반기 1만1000원이던 성인 주중 일반2D 관람료는 현재 1만4000원이다. 성인 주말 일반2D 관람료 역시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3000원 올랐다. MAX를 비롯한 4DX, ScreenX 등 기술 특별관을 관람하려면 최소 2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4인 가족이 주말에 영화를 관람하고 팝콘 콤보세트를 먹으려면 거의 10만원이 소요된다.

“넷플릭스 보는게 낫다?” 너무 비싸진 영화관, 망할 줄 알았는데

영화 한편 값이 OTT 월 이용료와 비슷하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4인 공유 가능)는 월 1만7000원 수준이다. 1인당 4200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같은 조건의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도 월 1만3900원이다.

하지만 영화관 업계는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코로나 기간 경영난 심화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고, 그 사이 OTT 영향력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종영한 영화가 2개월 내외로 OTT에서 서비스 되는 사례가 많다. VOD 서비스 역시 영화관 개봉과 거의 동시에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던 코로나 이전의 전성기로 돌아가기에는 힘겨울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