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올 물가상승률 5.2%…한은,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
한국은행, 인플레잡기에 사활…금리 0.25%P 인상
올 물가상승률 전망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한미 금리역전도 배경…GDP 성장률 2.6%로 낮춰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대 초반까지 크게 올려잡았다. 한은은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4월과 5월, 7월에 이어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1950년 한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관련기사 3·12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의 이 같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 결정은 치솟는 물가를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출석해 “물가 (상승률) 수준이 2∼3%면 국민이 물가 상승을 못 느끼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상승세가) 가속된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물가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인상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처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해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 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 물가 상승률이 5.2%대에 이를 것으로 봤다. 실제 올해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게 되면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아지게 된다. 한은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애초 2.9%에서 3.7%로 크게 올려잡았다. 한은의 물가 안정목표가 2.0%인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물가가 사실상 통제 범위를 넘는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짐에 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2.7%로 하향한 데 이어 재차 경제성장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2.1%로 내려잡았다.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 2.0%를 가까스로 넘기는 수치다. 내년 경기 상황이 올해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물가 등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서 한은이 남은 금통위에서도 1~2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려 올해 말 기준금리가 2.75~3.0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