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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섯달 동안 금리 1.25%포인트 뛰었다…1년새 이자부담만 26조 늘어
1년 사이 금리 2%p 올라
2금융권 중심 대출 폭증
부채 질 나빠지고, 상환 부담 커지고
앞으로 수 개월간 5%대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고 미국까지 빅 스텝(한꺼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두세 차례 더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도 연말까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서울의 한 은행에 설치된 대출 관련 안내 현수막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김광우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p) 추가로 인상하면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1년새 금리가 2%p 오르는 사이 가계가 추가로 짊어진 이자 부담만해도 26조원에 이른다. 최근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폭증한만큼 상환 부담은 가계를 더욱 옥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0.25%p 인상한 연 2.5%로 결정했다. 10월에 한차례 더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은만큼 아직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금리인상에 따른 나비효과는 고스란히 가계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가계대출 규모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부채의 질이다. 특히 금리인상이 빨라지면서 2금융권 중에서도 대출금리가 높은 편인 여전업권과 저축은행업권으로 다중채무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으로 여전업권의 노년층 다중채무자수와 채무액 규모는 54만명, 8조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노년층 다중채무자수가 9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층 다중채무자수는 50만명에 이른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연합]

부채의 질도 나빠지는데, 금리 인상으로 인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연일 늘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가계대출 규모 및 전금융권 변동금리 비중을 분석했을 때 대출금리가 0.25%p씩만 올라도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3000억원(차주 약 2000만명 기준)에 이른다. 한은 이 1년간 2%p를 올린 것을 감안하면 1년새 늘어난 이자 부담 규모만해도 26조원(단순계산, 3조3000억원*8)을 넘긴다.

최근 당국에서 예대금리차 인하 축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 부담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등이 겹치며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빚 낼 수 있게 한 정부 정책이 결국 국민의 빚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상환도 쉽지 않은 탓에 빚 부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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