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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원희룡, 김동연 중 누가 선동정치 제왕일까
1기신도시 재정비는 국토부장관 권한 명확
김동연 지사 행보는 제한적
일처리도 중복
원희룡과 김동연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제6공화국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부족 해결을 위해 주택 200만 호 건설이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은5대 신도시. 1기 5대 신도시에 건설된 물량은 약 30만 호였다(분당 9만7500호, 일산 6만9000호, 중동·평촌·산본 각 4만2500호). 1기 신도시를 기폭제로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위주의 주거 환경이 정착했다. 반대로 단독주택은 인기를 잃고 서서히 슬럼화되기 시작했다.

#2.최근 국토교통부 ‘270만 가구 공급 대책’ 발표 이후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파기 논란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섰다. 대선 후 오르던 1기 신도시 아파트 값 하락 전환되면서 '1기 신도시' 불만이 거셌다. 원희룡 장관은 질타를 받았다.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민관 합동 TF(태스크포스)를 확대 개편한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270만 가구 공급 대책’ 발표 이후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파기 논란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1기 신도시 TF’를 확대·개편한다고 이날 밝혔다.

원 장관은 "지난번 8·16대책이 주거공급 관련 종합과제여서 신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못했다"며 "1기 신도시 주민들의 기대에 부족했던 것 같고, 설명도 부족했다"고 했다.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정책을 공약대로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단 하루도 국토부로 인해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이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장관직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한 "용산 역세권 재정비는 50개월, 3기 신도시는 36개월이 걸렸다. 30만 인구가 밀집한 1기 신도시 도시정비계획을 2024년까지 수립하는 자체가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관합동 TF를 확대·개편하기 위해 지자체와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각 신도시별 마스터플래너를 지정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3. 재미있는 부분은 지금부터다. 당초 원희룡 장관의 발표에 김동연 지사가 잽싸게 ‘뒷짐만 지지않겠다’고 발표했다.원 장관은 발끈했다. 오죽하면 김동연 지사를 향해 “정치 그렇게 하지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김동연 지사는 원희룡과 설전을 피했다. 대신 1기신도시 재정비 대책을 보도자료와 SNS를 통해 연일 홍보했다. 일각에서는 김동연 정치적 입장에서는 ‘호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적 행보(유권자표 확보)라는 지적도, 실사구시라는 말도 동시에 나왔다. 두번째 원희룡 장관의 발표는 상당수 김동연 지사 구상과 중복된다. 김동연은 도지사 직속으로 전문가 중심의 전담 조직을 만들고 또 5개 신도시와 시도의원이 참여하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5개 시별로 20여 분씩 100인을 포함하는 ‘시민협치위원회’도 만들겠다고 했다. 재정비 사업에 필요한 재정지원과 노후화 현황 실태조사도 추진한다. 이미 경기도는 경기연구원에서 지난 2월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안 연구’에 착수했고, GH(경기주택도시공사)는 8월 초 ‘1기 신도시 재정비 개발방향 종합구상’ 용역을 시작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한다.하지만 이건 이미 국토부에서 준비해온 일 과 중복된다. 특히 할 만한 일이 아니다.

.#4. 원론적으로 보면 1기신도시 재정비는 누가봐도,법률적으로 봐도 국토부장관 소관이다. 경기지사는 별책부록 같다. 존재감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법에 그렇게 돼있다. 국회의원을 동원해 국토부를 로비하고 해당 지자체장과 유대감을 갖겠다는 김 지사는 “도시 미래화 문제이기때문에 경기도는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원희룡에게 실망한 경기도신도시 주민들은 이젠 김동연 경기지사에 큰 기대를 걸고있디. 하지만 경기지사 능력은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권한이 없다. 김동연이 뭘 해주고, 해결할 것이라는 생각은 당초부터 하지않는게 좋다. 국토부 소관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치하면 신도시 주민들에게 ‘김동연 환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예상해야한다. 언제든 이런 문제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치명적 일 수 도 있다.

#5. 김동연이 ‘뒷짐만 지고있을 수 있다”고 하자 원희룡 장관은 “누가 뒷짐지고 있으라고 했냐?”고 반문했다. 원 장관은 “권한이 없으니 ‘뒷짐지고 가만히 있어라’라고 한게 아닙다. 공직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정직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행정절차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만한 충분한 경력까지 갖춘 분이,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선동으로 정부와 국민을 갈라치는, 그런 구태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저는 국민을 위해 정직하게 일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6.김동연 지사는 이번 1기 신도시 문제로 주민들이 격노한 것에 대한 정치적인 판단을 분명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동연 지사의 연일 1기신도시 재정비 대책은 정본이 아니다. 별책부록에 불과하다. 이쯤이면 1기신도시 문제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조용히 하면 된다. 1기신도시 마스터플랜은 김동연의 흥행작이 절대 될 수 없다. 그만하면 됐다. 신상진 성남시장, 고양시장 등 국민의힘 지자체장은 주민들이 시위하고 격노해도 죽은듯 가만히 있다. 국민의 힘 이기때문이다. 최대호 안양시장(더민주) 등 2명 지자체장만 김동연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고있다. 1기 신도시는 정부가 해야한다. 김 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더라도 100%중 10%도 채 안된다. 원 장관도 TF팀을 꾸렸다. 김 지사도 비슷한 지사 직속 기구를 만들었다. 왜 ‘오버’하는지 이해는 간다. 하지만 여기서 스톱하는게 맞다. 원 장관의 어록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제1기 신도시에는 이미 30만 호의 주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재정비 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 이주대책 등 계획 수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10만호 공급’이 아니라, ‘10만호 공급기반구축’이라고 공약 했던 것이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런 선동을 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이다.

#6. 김동연은 숟가락 올리는 정책을 하면 안된다. 이재명 처럼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한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도 내놓지 못한채 권한도 미약한 1기신도시에 올인하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보이지않는다. 세상에 등장하지 못한 브랜드를 내놓고 흥행을 하고 정치생명을 걸어야한다. 이재명이 샘플이다. 원 장관이 국민들에게 지탄봤든, 영웅이됐든 그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내놓고 올인하고 있다. 누구든 잘못하면 ‘선동정치가’로 각인될 수 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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