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커피 한잔 값, 오늘이 제일 싸다?”…커피값 폭탄 막으려면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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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금도 아메리카노 한 잔에 5000원씩 하는데.. 더 오른다고?”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올해 수확량이 크게 줄면서 커피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브라질의 커피 수확량은 장기화된 가뭄과 서리 탓에 십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후변화로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커피 원두값 상승, 끝나지 않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브라질의 커피 수확량 예측이 마무리될 즈음 아라비카 품종의 가격이 한 차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라비카는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품종이다.

커피 원두 가격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 세계 커피의 3분의1을 생산하는 브라질이 기상이변을 맞닥뜨리면서다. 지난해 브라질은 가뭄의 장기화로 100년 만의 물 부족 현상을 겪었고, 7월에는 이상 한파로 서리까지 내렸다. 당시 브라질 정부는 “지난 12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아라비카 원두 수확량이 가장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가격은 지난해와 올해 지속 상승했는데,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올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에는 아라비카커피 원두 재고량이 2000년 2월 이후 2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수확량이 예상보다 더 적을 경우, 가격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라비카 커피 생산은 2년 주기로 진행돼 짝수 해에 더 큰 수확을 거두기 때문에, 올해의 흉작은 커피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 농부가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따고 있다. [123RF]
커피 흉작 배경엔 ‘기상이변’, 일시적 재해 아냐

더 큰 문제는 커피 생산량 감소가 비단 지난해의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재배 지역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가 쏟아지고 있는 것. 지구 대기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커피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커피나무 재배에 부적합해진 기존 농장이 각종 병충해의 원인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초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아라비카 재배지의 경작 여건이 2050년까지 급격하게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라비카는 고산 지대에서만 자라는 까다로운 경작 조건으로 인해 현재 중남미, 중·서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이들 지역에서 아라비카 재배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평가했다.

호주기후연구소는 이미 지난 2016년 보고서를 통해 기후 위기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2050년까지 세계 커피 재배 지역의 절반이 사라지고, 2080년에는 야생 커피까지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9년 영국 큐 왕립식물원이 포함된 연구팀 역시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038년에 커피 생산량이 40~50%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 세포 키우고 ‘가짜 커피콩’도 개발

커피를 멸종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지구의 기후 상승을 막을 수 없다면 적응이라도 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강하면서도 맛은 비슷한 새로운 품종을 찾아내 기존 제품을 대체해 나간다면 커피 값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커피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노필라 커피’는 기존 아라비카 원두의 대안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트’에는 식물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강하고 풍미도 좋은 커피종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실렸다.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울창한 열대림에서 발견된 이 커피나무의 이름은 스테노필라 커피. 기존 커피나무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자라며 맛은 아라비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60여년만에 자생 군락지가 발견된 스테노필라커피나무의 열매. [사진=E. Couturon, IRD]

스테노필라 커피는 이번에 처음 발견된 품종은 아니다. 지난 19세기에 처음 발견돼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열매를 맺는 시간이 아라비카보다 2배 가까이 오래 걸려 시장에서 점차 잊혀졌다. 하지만 스테노필라가 자라는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아라비카보다 6.8도 높다. 기후위기 시대의 커피나무 육종에 유용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예 커피콩 없이 만드는 커피도 등장했다. 1인당 커피 소비 1위인 핀란드에선 커피잎 세포를 증식해 커피를 생산하는 배양커피 개발이 한창이다. 커피 생두의 성분을 분석한 뒤, 이들 성분을 식물 폐기물 등에서 뽑아 커피콩과 비슷한 고체를 만들어내는 ‘분자커피’도 미국 등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물론, 커피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본질적인 해결책은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커피 기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경작면적이 줄어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생산지의 산림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네스프레소는 올해(2022년)까지 모든 네스프레소 커피의 ‘탄소 중립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기업 운영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줄이는 것은 물론, 산림 보존 및 복원을 지원하고 농업 공동체에 보다 많은 청정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도록 투자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커피 생두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 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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