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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억 계약금 포기합니다”…집값 급락에 강남 재건축마저 계약 파기 [부동산360]
잠실주공5단지 6월 31.85억에 샀다가 지난 9일 계약해제
매수자 계약금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같은 면적 28억 초급매물도 있어…계약금 포기해도 더 싸
다른 아파트들 실거래가보다 많이 가격 낮은 매물 다수 보여
“집값 급락 때는 매수자들 신중한 접근 필요”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82.51㎡가 지난 6월 31억8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달 9일 해제됐다. 계약 해제는 매수자가 계약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금리 인상 및 집값 고점 인식으로 부동산값 하락세가 가파른 가운데 강남 최대 재건축단지에서 매수자가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이미 지급한 계약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매매를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급등시기에 아파트 매도자들이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가격이 떨어지자 매수자들이 계약을 해제하는 사례가 등장한 것이어서 향후 시장의 전개 과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82.5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6월 31억 8500만원 매매계약이 체결됐지만 이달 9일 해제됐다.

인근 부동산들의 취재를 종합하면 매수자는 최근 가격 급락세를 보고 두 달 사이에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매매금액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3억1000여만원의 계약금을 매수자가 포기한 것이다.

이는 물론 ‘아파트 갈아타기’ 도중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잔금 등을 치르지 못한 사례일 수도 있다. 매수자의 개인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계약 철회에 대한 정확한 배경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주공5단지 최근 매물 시세를 봤을 때 단순 매수 포기 사례일 확률이 높다는 반응이다.

실제 같은 면적 기준으로 최근 나온 초급매물의 가격은 28억원이다. 위 계약 철회 매물의 경우 계약금 3억1000만원의 나머지 28억7500만원을 중도금과 잔금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계약금을 포기해도 28억원짜리 급매물을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최근 실제 계약보다 매물 가격이 크게 낮은 사례들은 인근 아파트들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실제 주공5단지와 함께 강남 재건축 최대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지난달 8일 76.79㎡가 2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인근 공인들에 따르면 현재 22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4억8000만원에서 계약금 2억4800만원을 뺀 금액(22억3200만원)과 거의 비슷하다. 재건축아파트는 해당 호수의 뷰와 환경보다는 추후 재건축 때의 지분비율 등을 따지는 탓에 가구별로 가격의 편차가 크지 않다. 이를 고려할 때 한 달이 좀 넘은 사이에 계약금만큼 가격이 빠진 것이다.

잠실동 트리지움 84.95㎡도 지난 6월 23억원에 거래됐지만 포털사이트 매물정보 등에 따르면 같은 면적에서 20억원짜리 매물이 다수 발견된다. 계약금을 2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그 금액을 포기해도 1억원이 싼 금액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소재한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통상 계약 후 잔금을 치를 때까지 3개월이 걸리는데 이 기간에 가격이 빠지는 속도가 계약금보다 크면 매수자가 계약을 포기하기도 한다”며 “과거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빠질 때도 매수자의 계약 포기 사례는 속출했다. 집값이 폭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과 같은 집값 급락 추세라면 계약 파기 건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며 “매수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너지영상팀]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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