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을지연습 훈련을 점검하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도착해 윤희근 경찰청장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밀정 의혹’으로 교체 요구를 받고 있는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의 거취에 대해 “일단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23일 오전 경찰청 을지연습 훈련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김 국장의 보직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있다”며 “아직은 경찰청장이나 경찰국장과 따로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전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김 국장의 보직 변경에 대해 “저희는 그쪽(행안부)에 (김 국장을) 파견했기에 파견받은 기관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행안부 의사가 중요해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국장은 1989년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하고 그 대가로 경찰에 대공요원으로 특채됐으며, 이에 앞서 국군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녹화사업(사상전향 공작) 대상자로서 대학 서클 동향을 적극적으로 보고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국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주체사상에 대한 염증과 두려움 때문에 (인노회 활동을 하다) 전향했다”며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는 이날 오후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진실화해위는 이미 강제징집·녹화사업 유족의 진실규명 신청을 받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는 연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