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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끼 배달음식에 지갑 거덜” 코로나 1인 격리자 한숨
“식비로만 10만~30만원 부담”
저소득층은 생계에 위협 우려도

고물가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까지 장기화되며, 식비 부담을 호소하는 1인 가구 격리자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지난 17일까지 자가격리를 한 권예은(32·여) 씨는 일주일 동안 배달음식과 밀키트 주문에만 23만원을 썼다. 격리 초반 개당 4000~5000원짜리 도시락을 주로 시켜 먹었던 권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유, 계란 등을 대량으로 구매해 ‘버티기’에 돌입했다. 권씨는 “음식을 시키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최소 주문금액에 건당 4000~5000원에 달하는 배달팁까지 맞추느라 부담이 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격리자 대상 식료품 지원은 현재 지자체별 자율로 이뤄지고 있다. 22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재택 자가격리를 경험한 1인 가구들을 만나본 결과, 이들은 대부분 식료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주로 배달음식 등에 의존해 자비로 격리 기간 식사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격리가 해제된 직장인 박모(26) 씨는 식비로만 30만원가량을 썼다. 평소의 4배에 달하는 액수다. 평소 구내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하거나 동료들과 분담하던 식비를 혼자 부담하게 된 탓이다.

실제로 1인 가구들은 음식 배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리어 필요 이상으로 음식을 시키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박씨는 “배달비가 아까워 한 번에 많이 주문해 조금씩 나눠 먹곤 했는데, 아파서 없는 입맛이 더 떨어지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선 이 같은 고물가 상황 속 격리자들의 식비 부담이, 특히 저소득층 1인 가구의 건강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생활물가지수는 무려 7.9%나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10.4%)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식품 부문이 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저소득층은 지금 같은 고물가 상황에서 더욱 생계 위협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빈곤층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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