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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原乳 가격결정 개편, 1년만에 급물살 타나…낙농가 단체 "정부안 긍정 검토"
낙농육우협회, 정부에 대화 공식 요청…"터놓고 얘기하자"
[연합][

[헬러드경제=배문숙 기자]낙농제도 개편 작업이 1년여만에 비로소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낙농가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면서 정부에 대화를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8월부터 원유(原乳) 가격결정 구조를 현행 '생산비 연동제'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바꾸는 내용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추진해왔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도입하면 유업체가 가공유를 싼값에 구매해 국산 유가공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되고 결국 우유 자급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8일 '신뢰 훼손'을 이유로 낙농육우협회와 낙농제도 개편에 관한 논의를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한 지 약 3주 만이다.

정부가 낙농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낙농육우협회의 반발이었던 만큼 협회의 이번 움직임으로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21일 "정부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 후 관련 의견을 담은 공문을 지난 18일 전달했다"며 "공문에는 협의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낙농육우협회의 대화 요청을 정부가 수락할 경우 지난 1년간 좀처럼 진척이 없던 낙농제도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원유가격결정 구조를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바꾸는 내용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낙농가의 소득이 감소하지 않게 유업체가 가공유 구매량을 늘리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전국 낙농가의 95%가 속한 낙농육우협회는 결국은 농가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개편안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현재로서는 농가가 원유를 증산할 여력이 없는 데다 유업체의 추가 구매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회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공식적으로 추진한 김현수 전 농식품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정부안이 시행될 경우 원유 납품을 거부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은 지난 2월 16일 국회 앞에서 농성에 돌입해 6개월이 지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5월 취임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낙농가에 마이너스가 되는 정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며 소통 의지를 드러냈지만, 낙농육우협회는 전국 각지에서 '우유 반납시위'에 돌입하는 등 투쟁을 이어갔다.

새 장관 취임 후 2개월 이상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돌연 '낙농육우협회와의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지난 18일 낙농제도 관련 브리핑에서 "낙농육우협회가 정부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만남을 요청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나, 아직 대안을 제시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지난달 말부터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대화를 요청해왔다"며 "이미 정부안에 관한 의견서를 한차례 제출했는데 정부가 받지 않은 듯해 이번에 2차 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농가의 경영 부담을 낮추고 우유 자급률을 높인다는 점에서 협회와 정부의 최종 목표는 같다"며 "협회로서는 할 말이 많지만 이 목적을 위해 더는 불필요한 비난을 이어가지 않을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원유납품 거부 투쟁을 할 생각이 없다"며 "양측이 터놓고 얘기하면 금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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