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명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지인에게 자수를 권유 받은 뒤 딸의 후사를 부탁한 사실이 법정 증언에 드러났다.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30)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씨가 사망할 당시 함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동행했던 이씨의 지인 A씨는 신문 증인으로 섰다.

A씨는 “2020년 10월 ‘그알’ 방송을 본 뒤 은해 언니에게 의심이 들어 단둘이 만나 자수할 것을 권유했다”면서 “혹시 딸 때문에 자수 못 하는 거면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제가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씨가 “내가 죽인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오열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면 자수하겠다”고 답했다고도 증언했다.

당시 지인 A씨는 이씨의 눈물에 “언니가 안 죽였는데 자수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씨를 신뢰했다고 했다.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검찰은 그러나 “자수 이야기를 여러 번 하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증거자료를 제시했다.해당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다음날인 2020년 10월 18일 오후 9시10분께 이씨와 A씨가 나눈 메시지 내용이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이씨가 A씨에게 “내가 한 것 맞으니 자수할까”라며 “오빠(윤씨)가 허우적거리는 걸 봤고, 내가 안 구한 것도 맞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당시 은해언니가 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 일로 주변 사람들을 너무 괴롭히니까 자백하려는 걸로 받아들였다”면서 “그때 은해언니는 자기 신상정보가 다 까발려지자 딸의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것을 무척 염려하는 상황”이라고 회상했다.

A씨는 이씨가 검찰조사에서 도주한 뒤로 그의 범행을 확신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은해언니가 억울함을 증명하겠다고 해놓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도주한 것을 봤다”며 “지금은 은해언니의 보험사기 범행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23일 오후 2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