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만년적자’ 쿠팡이 이젠 흑자?”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BITDA(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이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처음 내놨던 2014년에는 ‘이게 되겠냐’는 반응이 우세했다. 당시 최상급 스타 전지현 등 많은 모델을 기용했던 쿠팡은 ‘나·가족을 위한 소비’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로켓배송을 안착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10일(현지시간) 쿠팡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6조3500억원,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84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쿠팡의 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 이하로 줄어든 건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특히 쿠팡의 EBITDA가 835억원의 흑자를 낸 게 눈길을 끈다. 2014년 로켓배송을 론칭한 이후 순이익을 낸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쿠팡이 처음 ‘로켓배송’을 시도했을 때 IT·e-커머스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소비자들에겐 좋은 선택지이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 재정 부담이 과해질 거라는 우려였다. 쿠팡은 당시 톱스타 전지현,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출연진을 기용해 ‘좋은 소비’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빠르게 로켓배송을 자리 잡아 갔다. 그 결과, 쿠팡은 일본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2500억원 규모로 두 번째 투자를 유치해 재무적 여유를 얻었다.
대표적인 ‘적자 기업’이던 쿠팡의 본격 흑자 전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약 1개월 전 로켓배송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00원으로, 70%가량 인상했다. 기본 요금이 워낙 저렴했던 터라 별다른 고객 이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이번 2분기 실적은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상장 이후 분기마다 e-커머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