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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크” vs “끝 아냐”…美 ‘인플레 정점’ 논쟁 가열
美 7월 CPI 전년比 8.5% 상승…시장 전망보다 낮은 결과
바이든 “인플레 완화 징후 보고 있다” 첫 언급
월街 전문가, 연준 긴축 속도 완화 기대 나타내
연준 ‘비둘기파’ 조차 “연준 승리 선언 아직 멀었다”
식료품·주거비 급등에 서민 고통 여전…7월 美 실질소득 전년比 7%↓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한 남성이 시리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지표가 나온 가운데, ‘정점’에 대한 논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처음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 판단을 언급했고 월가(街)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바라던 물가 상승폭 둔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연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는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임금과 집값 상승 등이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7월 인플레는 제로…내 경제 계획 작동 증거”=미국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던 전월(9.1%)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어 물가 급등세가 거의 멈췄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좋은 결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8.7% 상승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던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제로(0)’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수 있다는 징후를 보고 있다”며 “나의 경제 계획이 작동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환영 입장을 즉각 밝혔다.

월가에서도 희망 섞인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책임연구원은 “미 연준이 보고 싶어 했던 물가 상승폭 둔화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고,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코우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 같은 좋은 결과는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절박감을 없애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휴가를 떠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카메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美 연준, 여전히 ‘매파’ 목소리 우세=다만, 연준 내부에선 이날 CPI 지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파’적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지표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기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연준이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멀었다”며 “이번 CPI가 나의 금리 인상 경로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3.9%까지 인상하고, 내년에 4.4%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연준 내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 속도다.

계속되는 구인난에 따른 높은 노동 비용도 인플레이션을 계속 부추기는 요소다. 노동 효율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으로 견조한 노동시장이 무너질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7월 CPI에서 서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전월 대비 1.1%, 전년 대비 10.9% 상승)·주거(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5.7% 상승) 비용이 오름세를 유지한 것도 문제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실질소득 역시 전년 대비 3% 줄어들었다.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증명하는 수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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