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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를 땐 뿌듯했는데”…서울 외곽 소형 아파트 ‘10억 클럽’ 줄줄이 아웃 [부동산360]
‘10억 클럽’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
7월 8억5000만원 손바뀜…최고가 대비 2.5억 ↓
주택가격 조정 국면에 지역·입지별 양극화 심화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 2년간 이어진 집값 상승에 10억원 돌파를 알렸던 서울 은평·성북·구로·서대문 등지의 소형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줄줄이 한 자릿수 억 단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가 즐비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하락 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6일 8억5000만원(24층)에 손바뀜됐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지난해 2월 처음 10억원을 돌파한 뒤 6월에는 최고 11억원(23층)에 거래되는 등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줄곧 10억원대에 거래됐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올해 3월 매매가가 9억4900만원(12층)으로 내려앉았고 지난달 초에는 8억9000만원(21층)에 거래되며 9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1년 반 만에 이른바 ‘10억 클럽’에서 이름을 내린 셈이다.

10억원을 웃돌았던 실거래가가 ‘억 소리’ 나게 떨어진 전용 59㎡ 아파트는 곳곳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20일 9억원(3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넉 달 전인 3월 말 거래가인 11억1000만원(5층)보다 2억1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해당 평형 아파트의 최고가는 13억900만원(21층)이었다.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59㎡도 지난달 9억4500만원(3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0억원대 아래로 내려온 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11억5000만원(12층) 대비 2억500만원 낮은 가격으로 저층 물건도 지난해 8월에는 10억5500만원(1층)에 거래된 바 있다.

연이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상황에서 외곽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가 하방압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아무거나 사도 오른다’는 믿음이 있을 정도로 모든 유형의 주택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시장이 함께 움직였지만 조정 국면에 진입한 이후로는 지역별, 입지별로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나 가격이 견고하게 오른 곳은 (하방압력을) 버틸 힘이 있는 반면 가격이 덩달아 올랐던 곳, 개발 호재만으로 주목받은 곳은 가격 급등기 이전 가격으로 회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당수의 외곽 지역 아파트는 2020년부터 나타난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에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파른 가격 오름세를 기록했다. 당시 전용 59㎡ 아파트값은 1년이 채 안 돼 2억~3억원씩 올랐고 지난해 줄줄이 10억원대에 진입한 바 있다.

여기에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는 다주택자 등의 급매물도 나오고 있어 종전 가격보다 저렴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하반기에도 서울 외곽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된다. 김효선 위원은 “가격 하락 위험성을 인지하는 분위기 속에서 실수요자의 신중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어 실거래가는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중저가 아파트의 하락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완화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의 소형주택 등을 구입할 때 실수요자의 여신 활용이 다소 수월해지겠지만 금리인상 변수가 워낙 커 대출규제 경감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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