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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측근 아브라모비치, 美에 10조원 규모 우회 투자”
미 증권거래위·FBI, 투자자문사 콩코드 조사 중
측근 통해 수십개 사모펀드·헤지펀드 투자 의혹
러시아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이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미국 투자를 중개해 준 의혹을 받는 투자자문회사를 수사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상 중재 역할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에는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이유로 서방 제재에서 그를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온 적이 있다.

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조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소재 소규모 투자자문회사 '콩코드 매니지먼트'를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직원이 12명 가량인 소규모로 미국에 투자자문회사로 등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를 비롯한 러시아 재벌이 미국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걸 도와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7월 2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곡물 수출 협상에 모습을 드러낸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

아브라모비치 측근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있는 연계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회사에 최대 80억달러(약 10조4600억원) 상당을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콩코드 매니지먼트가 상당한 중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재 수사는 아브라모비치 측근이 어떻게 역외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는지가 초점으로, 당국은 이 과정을 규명하고자 유령회사 안팎으로 오간 자금 흐름을 파악 중이다.

또 콩코드 매니지먼트가 권유하고 주선한 투자활동이 아브라모비치의 관여를 숨겨줬는지에 관한 의혹도 조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투자금을 받은 미국 펀드회사 중 얼마나 많은 회사가 콩코드 매니지먼트와 아브라모비치의 관계를 사전에 인지했는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둘의 연관성은 최근 들어 월가에서 널리 퍼진 사실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일찌감치 아브라모비치를 겨냥해 자산동결 등 제재를 부과했지만, 미국은 아직 직접적으로 제재 대상에 올리진 않았다.

앞서 지난 3월 아브라모비치가 영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르자 그의 미국 헤지펀드 투자금 상당 부분이 동결된 바 있다.

이스라엘과 포르투갈 시민권자이기도 한 그는 러시아 국영석유회사를 2억달러에 사들였다가 몇년 지난 뒤 120억달러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년 전 푸틴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할 때 러시아 한 지방 주지사를 맡기도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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