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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올해 노동생산성 급락...2차대전 종전 이후 ‘최악’
2분기, 전분기 대비 4.6% 하락
1분기 7.3% 하락 이어 2분기 연속 ↓
1948년 통계작성 후 74년만에 최대
단위노동비용 전분기比 10.8% 상승
임금급등 심각 인플레 장기화 촉발
경기 최후의 보루 美 노동시장 ‘흔들’
미국 오하이오주(州) 우드미어 빌리지에서 한 남성이 채용 공고가 있는 한 가게 창문 앞을 걸어가고 있다. [AP]

올해 미국의 노동생산성(노동자의 평균 시간당 생산량)이 연간 기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8년 이후 74년 만에 최대치다.

이런 가운데 큰 폭의 인금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 경제에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전분기 대비 4.6% 감소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분기 생산량은 1.5% 증가했지만, 노동시간이 4.1%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분기 대비 7.3% 감소한 올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완화됐다. 로이터 통신은 “연간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 노동 당국이 1948년 노동생산성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올해 노동생산성 감소 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생산성이 줄었지만 인건비는 크게 늘었다. 비농업 부문 단위노동비용(일정한 생산량을 내기 위해 투입하는 인건비)은 전분기 대비 10.8%나 늘었다. 지난 1분기 단위노동비용이 전분기 대비 12.7%나 높아졌던 것에 이어 2분기 연속 급등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단위노동비용은 9.5% 증가했다. 이는 1982년 10.6% 증가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임금 상승세가 가파른 것이다.

임금 급등세가 가뜩이나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미국 내 시급은 5.7% 상승했고, 임금상승률도 월별 기준으로 5%를 넘겼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임금상승률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를 5배 이상 웃돌고 있다”고 경고했다.

임금을 아무리 높여도 ‘구인난’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의 실업률이 3.5%를 기록한 가운데, 실업자보다 신규 일자리가 여전히 200만개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노동비용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촉발함으로써 고(高)비용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결국 고용 축소와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엘리자 윙거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노동생산성이 대폭 하락하는 추세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경제 성장보다 경기 침체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주요 근거인 ‘강력한 노동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노동생산성의 하락이 소비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은 올해 물류비 인상과 같은 악재를 겪는 동시에 인건비 인상 부담도 떠안았다”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기업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표에선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작게나마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7월 조사에서 6.2%로 전달 6.%에서 0.6%포인트나 내렸다. 다만, 경제 지표가 나아졌다는 확신을 가지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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