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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딘 한중 하늘길 재개…사재기에 교민·사업가만 골탕
“선불 내고 운항 재개 기다려라”…2년전 6배 가격
中 여행사, 한정된 항공권 사재기 후 고가에 되팔아
항공 좌석 공급, 코로나19 이전 5% 수준 그쳐
“中 정부 제로 코로나 정책 해소돼야 정상화”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모습 [123RF]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대련 현지 사업장을 1년 여만에 방문하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하려다 깜짝 놀랐다. 인터넷 예약사이트에서 항공권이 동난 탓에 중국 전문 여행사를 찾았는데 편도에 1만위안(약 180만원)을 선불로 내고 항공 노선 재개를 기다려야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천-대련은 대한항공이 직항노선을 가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민항국이 노선 운항을 중단 시킨 상황이다.

A씨는 텐진이나 베이징 등 다른 도시로 이동할 항공권을 구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에 왕복 60만원과 비교하면 6배나 되는 가격인데다 운항 재개를 기다릴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여행사에서는 다른 도시도 비슷한 가격을 내야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씨는 “인터넷에서는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인데 표를 갖고 있는 중국 여행사는 바가지를 씌우니 울며 겨자먹기로 예약을 해야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하늘길 재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필수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야 하는 교민과 사업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민항국이 인천공항과 베이징과 광저우, 텐진 등 일부 중국 공항을 잇는 한중노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중국 내 사업장을 방문하려는 사업가나 한국을 방문하려는 교민들의 예매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예매가 마치 유명가수 콘서트만큼이나 빠르게 마감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 판매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커머스나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한 예매에서 일반 개인이 표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여행사들이 인력을 동원해 예매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의 표를 예매한 뒤 항공권을 찾는 개인들에게 높은 가격에 되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는 일부 노선의 경우 비행기 좌석 일부를 통째로 선점한 뒤 되파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많은 항공노선이 폐쇄되면서 생겼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되면서 오랜 기간 지연됐던 항공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좌석 공급은 빠르게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광저우·선양·천진 등에 주 1회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역시 장춘·하얼빈·베이징·난징 등에 주 1회만 운항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매일 운항했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LCC가 운항하는 일부 노선을 감안해도 좌석 공급량은 5%도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또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노선은 다시 운항을 중단시키는 이른바 ‘서킷브레이크’ 까지 발동하면서 표가 취소된 고객이 다른 노선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좌석 수급 불균형 문제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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