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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명하고 적극적인 투자자 소통으로 기업활동 스펙트럼 넓혀야”
이재철 오픈익스체인지 아태지역 총괄 대표 인터뷰
이재철 오픈익스체인지 아태지역 총괄 대표 및 한국지사 대표이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 2020년 1월 미국 월스트리트 최대 화두는 골드만삭스가 개최한 '투자자의 날'(investor day) 행사였다.

창사 이후 150년이 넘도록 '비밀주의'를 고집한 골드만삭스가 주주와 증권사 연구원은 물론 규제 당국까지 초청해 20명이 넘는 경영진이 직접 기업에 대한 설명을 했다. 시장과 소통은 그 어떤 기업에게도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한국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같은해 12월 현대차가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주관으로 투자자의 날을 열었다. 실적 발표에 맞춰 형식적인 콘퍼런스콜 정도만 하던 국내 대기업들의 행태를 깬 신선한 충격이었다.

관건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대로된 소통을 이루느냐다. 기업의 활동 무대가 점점 국경을 초월하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시대가 되면서 대면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SG가 강조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주체와 영역이 훨씬 넓어진 것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다양한 기업들의 가상 회의와 콘퍼런스 등을 맡아 맞춤형 가상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솔루션을 제공해온 오픈익스체인지의 이재철 아태지역 총괄 대표 및 한국지사 대표이사는 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통에 대한 인식을 강조했다.

직접 만나서 회의를 하고 논의를 진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데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들이 공감하고 있단 것이다.

"지난해 블랙스톤은 뉴욕에서 한발짝도 떼지 않고 가상 공간에서만 사상 최대의 자금모집에 성공했다. 대면 방식의 투자미팅을 예전엔 하루에 많아야 5개였지만 가상 공간으로 옮겨오면 10개 이상도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지나면 가상 공간에서의 활동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은 이제 더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에게 가상 공간에서의 기업 소개 및 투자활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홍보영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지적했다. 창업자나 CEO가 등장해 일방적으로 회사에 대한 소개를 하는 제작 단계까지는 훌륭하단 것이다.

이 대표는 그 기업에게 필요한 혹은 그 기업을 필요로하는 투자자를 찾아 연결하고 서로 간 소통을 통한 이해는 물론 그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를 통해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등 한층 높은 수준의 금융·투자활동이 가능하게 하려면 제작은 물론 발행(publishing)과 유통(distribution)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영상 콘텐츠에 대한 기술력뿐 아니라 IR이나 기업설명회 등 여러 금융투자 활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폭넓은 네트워크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과 홍콩 등 주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22년 이상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투자자 등으로 활동해온 이 대표가 아태지역의 오픈익스체인지를 이끄는 이유다.

이재철 오픈익스체인지 아태지역 총괄 대표 및 한국지사 대표이사

대표적인 사례가 창업진흥원과 손잡고 국내 스타트업 5곳을 해외 투자자에게 소개한 것이다. 선정된 스타트업의 시장 맞춤형 영상 콘텐츠는 런던증권거래소의 공식 영상 서비스에 소개됐다. 월 200만 이상의 트래픽을 보유할 정도로 전세계 금융 전문가와 투자자가 지켜보는 곳에 우리 스타트업이 소개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에도 해당 콘텐츠가 올라갔다. 190개국 4만여 기관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광대한 네트워크에 기업이 노출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장 투자유치를 받고 못 받고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이 같은 활동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IR활동이나 투자유치를 할 때 공신력 있는 런던증권거래소 영상 서비스에 소개됐다는 것만으로도 훨씬 유리할 수 있다"며 "투자 유치의 스펙트럼이 확 넓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똑같은 100만 달러라도 투자 주체가 어디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다르다. 만약 영국이 주요 시장인 기업이라 영국의 유명한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가 그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되는 셈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기업들에게 소개도 하면서 활동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픈익스체인지가 보스턴과 뉴욕, 런던, 홍콩에 이어 전세계에서 4번째로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아태지역 총괄을 맡긴 이유를 그만큼 한국 기업이 아시아 어느 나라보다 기민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끌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기술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기존 대기업들도 사업 모델이 바뀌면서 투자자 소통에 대한 인식이 깨어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창업진흥원을 비롯해 각 정부부처와 관련 기관, 지자체 등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많이 있고 취지에 공감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스타트업 육성에 약간 늦었다는 인식 때문에 따라잡기 위해 더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그는 기업과 금융기관, 정부부처들이 효과적으로 국내외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한 고민을 통해 국내 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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