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익명의 손님으로부터 과거에 받지 못했던 음식값을 뒤늦게 손편지와 함께 전해받은 중국집 업주의 사연이 알려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서 50년 가까이 중식당을 경영했던 김세환씨(76)는 2주 전쯤 집 현관문 앞에서 하얀색 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봉투 겉면에는 “예전 중식집 하셨을 때 본의 아니게 이사로 인해 배달했던 식대 못 드리고 왔던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짬뽕 2개인 거로 기억합니다”라는 내용의 손편지가 적혀 있었고, 봉투 안에는 지역상품권 3만원이 들어있었다. 봉투를 보낸 사람의 이름이나 연락처 등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김씨는 1973년부터 47년간 중식당을 운영해오다 지난 2020년 건강상의 이유로 식당 문을 닫은 뒤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현재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데도 손님은 김씨의 집 주소를 찾아 이 봉투를 두고 간 것이다.

김씨는 봉투를 발견한 뒤 몇차례 과거 자신의 가게가 있던 상가를 찾아 봉투를 보낸 이를 찾으려 했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김씨는 “누구인지도,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식대를 받으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정말 누가 두고 갔는지 수소문했으나 찾을 길이 없다. 만나면 꼭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오랜기간 장사를 하면서 돈도 많이 뜯기고 식대도 못 받은 경우도 많았는데 이렇게 값진 선물을 받아 기쁘다”며 “아직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감격했다.

김씨는 봉투에 든 상품권에 금액을 보태 생활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뉴스1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