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철수 1년 만에 성과
백악관서 직접 대국민 연설
미국이 9·11 테러의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리(사진)를 제거했다. 지난해 8월 쫓겨나다시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아프간 철수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철수 과정의 수모를 만회할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군은 내 지시에 따라 지난달 30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무인기(드론) 공습을 통해 알자와리에 대한 사살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다시는 아프간을 비롯한 다른 지역이 테러리스트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의가 실현되면서 9·11 테러가 종결된 것”이라며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공습 당시 알자와리는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보좌관이 소유한 집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현 당국자 사이에선 전날부터 알자와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지만, 미 행정부는 그의 사망이 확인될 때까지 발표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 계획은 6개월 전부터 시작됐지만 지난 두 달간 한층 강화됐다고 한다. 알자와리는 알카에다 형성에 누구보다 깊이 관여한 인물로, 1998년부터 빈라덴의 2인자로 지내다 빈라덴 사망 후 후계자를 맡았다. 그는 빈라덴과 함께 2001년 미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빌딩을 향한 9·11 테러를 저지른 테러리스트로도 알려져 있다. 빈라덴이 알카에다에 자금을 제공했다면, 알자와리는 전 세계 조직원들을 네트워크로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전술과 조직력을 구축한 인물이라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알자와리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최우선 수배 대상에 올라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알자와리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조직원이 흩어지고 살해당하자 알카에다의 존속을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지도부를 재건했다. 또 조직을 중앙집권화한 형태에서 일종의 프랜차이즈 체인 형태로 변모시킨 뒤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북아프리카, 소말리아, 예멘 등지에서 자치 분파의 네트워크 결사체 형태로 조직을 이끌었다.
AP는 “미군이 아프간을 떠난 지 11개월 만에 대(對) 테러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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