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수 싸이의 콘서트 '싸이흠뻑쇼 2022'를 찾은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가수 싸이(PSY)의 콘서트 '흠뻑쇼' 무대 철거 중 외국인 작업자가 추락해 숨진 데 대해 "역시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2001년 한국에 귀화한 박 교수는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세계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는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안전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상위 1% 배우의 연 평균 수입이 20어원 이상이지만 하위 90%는 700만원 정도"라며 "배우 10명 중 9명이 주요 활동으로 한 달에 평균 60만~70만원을 벌어 살아간다는 것이다. 투잡, 쓰리잡을 뛰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 저는 공정의 '공'자도 도저히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다. 그 격차는 심화만 돼간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페이스북 일부 캡처 |
앞서 싸이 측도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피네이션은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또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유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도 했다.
피네이션은 "고인은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A 외주업체에서 고용된 분"이라며 "피네이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하다"고 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이 가수 싸이 콘서트 '흠뻑쇼'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 |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강릉 교동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흠뻑쇼' 무대 철골 구조물 철거 작업 중 몽골 국적의 A(27) 씨가 16m 가량 아래로 추락했다.
A 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