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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초 한국인 이름 딴 ‘백인숙 다리’ 생긴다…누구길래?

게란 타르 주 하원의원과 포즈를 취한 백인숙 씨. 오른쪽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주에 생기는 ‘백인숙 다리’ 전경.[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에서 한인 이름을 딴 다리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시에 생긴다. 한인 이름이 붙은 다리는 미국 최초다.

다리 이름은 ‘인숙백 브릿지’(Insook Baik bridge)로, 1981년부터 이 도시에 사는 백인숙(71)씨의 이름을 땄다.

마운틴뷰 구역과 브라가우 구역을 잇는 글렌 하이웨이에 위치한 235m 길이의 이 다리는 2008년 6차선으로 건립됐으며 지금까지 이름이 없었다.

그러다 올해 초 게란 타르 주 하원의원이 다리 명명에 관한 법안(HB 359)을 발의했고, 이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최근 상원까지 통과됐다.

이에 대해 게란 타르 의원 보좌관인 한인 송명근 씨는 “게란 타르 의원은 한국과 관련한 어떠한 법안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인숙백 브릿지’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키는 데 앞장섰다”며 “지난 6월 25일 ‘한국-알래스카 우정의 날’ 기념식에서도 백씨의 업적은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음식을 받으러 온 시민과 대화하는 백인숙 씨.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다리 이름의 주인공인 백인숙 씨는 부산 출신의 이민자다. 1980년 미국 뉴욕에 이민했다가 이듬해 앵커리지로 이주해 ‘마운틴 뷰 쉘’ 주유소를 운영해 왔다.

그는 매년 추수감사절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무료로 나눴고, 이같은 선행이 현지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등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됐다.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는 지난해 11월 25일 보도에서 “백씨는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900개의 접시를 준비했고 햄과 칠면조, 옥수수, 으깬 감자, 호박파이 등을 만들었다”며 “그는 이웃들이 음식을 먹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한다”고 전했다.

게란 타르 법안에도 “백인숙은 앵커리지 시민으로, 이곳에서 40여 년을 살았다. 그는 한국전쟁 때 한국에서 가난하게 자랐고, 미국에 이민해 가족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었다”며 “그는 앵커리지에 주유소를 여러 개 소유하고 있으며, 매년 추수감사절에 푸드 트럭을 운영해 지역 사회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많은 음식을 무료로 나눠줬고, 그 일을 10년 이상 해 왔다”고 백씨를 소개하고 있다.

백씨는 시에서 다리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는 시와 아들의 설득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송 보좌관은 “한국인들이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이룬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백인숙 다리’의 이름은 우리가 한국인으로서 공동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궁극적으로 어디에 살든 간에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작지만 중요한 인정”이라고 말했다.

앵커리지시는 다음 달 7000 달러(약 914만 원)를 들여 간판을 부착하고, 명명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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