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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가고 싶은 나라’ 일본…실제 여행수요는 시들, 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최모(33·여) 씨는 올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가 접었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까지는 거의 매년 일본 여행을 했을 정도로 즐겼지만 최근 2년간은 발이 묶였다가 올해부터 다시 일본 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에 부풀었던 터였다.

최 씨는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오가기 편리하고 치안이 잘 돼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식도락도 즐길 수 있어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며 "다시 일본 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했지만 막상 여행사에 알아보니 단체여행만 가능하고 비자를 받는 데만도 2∼3주가 걸린다고 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 대신 무비자 입국과 자유여행이 가능한 동남아 쪽으로 해외여행을 가기로 여름휴가 계획을 바꿨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정부의 입국 통제 완화 소식과 함께 급증했던 일본 여행상품 예약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줄줄이 취소됐다.

7월 20일부터 8월 14일까지 모두투어가 판매 중인 홋카이도 전세기 상품의 경우 예약분의 40%가량이 취소됐다. 6월 둘째 주 기준으로 신규 예약 증가율이 직전 주보다 250%까지 증가했던 상품이다.

많은 여행객의 기대와 달리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해 통제가 가능한 단체관광만 허용한 데다 절차에 2∼3주 정도가 걸리는 비자까지 받아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탓이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김포-하네다 노선 항공편을 이용해 일본 도쿄로 향하는 이용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

일본 입국 후에는 미리 계획한 동선대로만 다녀야 하고, 인솔자 없이는 자유롭게 쇼핑도 할 수 없다.유럽 주요국이나 동남아 등과 달리 여행 전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점도 일본 여행을 꺼리는 이유다.

일본 입국 시 출발 72시간 이내 신속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한국 입국 시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 혹은 48시간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국경 개방 국가 중에서도 엄격한 입국 조건을 요구하고 있어 문의가 예약으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이 가능해져야 일본 여행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깝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일본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여행의 문이 다시 열리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고 싶은 여행지로 꼽혔다.

최근 결제기업 비자(Visa)가 20세 이상 59세 미만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안에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가운데 20.5%가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일본을 택했다.

베트남(9.7%), 태국(8.2%), 미국(6.5%), 싱가포르(5.2%)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여행지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중복 응답 가능)은 여행 경비(41%)와 항공·숙박료(40%)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로 가계가 재정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올해 들어 급격한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26일 현재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대까지 떨어져 비용 측면에서도 한층 매력적인 상황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올해 들어서는 역대급 엔저 현상까지 겹쳐 매력적인 여행지인 것은 확실하지만 입국 조건이 까다로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관광이 활성화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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