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 한 호텔 직원이 고객이 체크아웃 한 객실이 더럽다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공개 비난했다.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4성급 호텔 직원이 고객이 체크아웃 한 객실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비난했다가 되레 누리꾼의 지탄을 받고 사과했다.

고양시 한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지난 24일 트위터에 고객이 퇴실한 뒤 어질러진 객실 사진 2장과 함께 “행사 즐기는 건 좋은데 썼던 거는 깔끔하게 정리 좀 합시다.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코스프레 한 사람들 많이 체크인하길래 설마 했었는데 역시나”라며 “이 사진보다 더 심한 객실이 수두룩하다”고도 했다.

이 게시물은 즉각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됐고, 이틀 동안 무려 60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에 실제 해당 객실을 이용한 B씨도 게시물을 확인했고, 사진 속 객실이 자신이 묵었던 방임을 알아차리곤 호텔 측에 전화해 항의했다. 하지만 B씨는 호텔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하고, 문제의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알 수 없었다.

B씨는 이후 “저는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해당 호텔에서 투숙하였으며, 체크아웃 이후 해당 호텔의 직원에 의해 SNS상에서 제가 사용한 객실의 사진이 공개되고 게시물 내용을 통해 비난 받는 일을 겪었다”며 트위터에 해당 호텔 직원의 문제를 공론화 했다.

B씨는 “호텔의 해당 직원은 많은 비판을 맞이하게 되자 게시글을 삭제하였지만, 이미 글은 제가 사용한 객실 사진과 함께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로 퍼져나간 뒤였다”며 “이 사건으로 제가 사용한 객실이 더럽다, 더럽지 않다를 논의하고 있는 수천 개 이상의 댓글을 마주해야 했으며, 여러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수십 만 명 앞에 제가 사용한 객실 사진을 보이는 일 역시 겪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럼에도 호텔 측으로부터 책임자에 의한 공식적인 사과는 전혀 받지 못했다. 단지 중간 관리자에 의해 개인적인 사과라고 생각되는 사과만을 전달 받았을 뿐”이라며 “이러한 와중에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역시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노숙을 할지언정 저 호텔은 절대 안 간다” “당장 호텔이랑 직원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하라” “저 정도면 깨끗한 거 아닌가” “호텔 나가면서 정리하는 사람도 있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호텔 측을 비판했다.

문제의 호텔 직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애초 올렸던 객실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대신 사과문을 올렸지다.

A씨는 사과문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분께 불쾌감을 안겨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체크아웃 객실이 많아 청소팀 지원을 갔다가 소품이 늘어져 있는 객실을 보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업로드했고 비난하는 글을 작성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으며 죄송하다. 잘못을 지적해 주는 글을 보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독단적인 행동으로 피해를 본 호텔 직원들에게도 사죄한다”고 했지만, B씨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는 없었다.

이에 B씨는 “호텔 요금에는 직원들의 용역비 또한 포함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대접을 받아 마땅한지 묻고 싶다”며 “이번 일에 대한 호텔 측 대응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 밖에는 남길 말이 없다”고 일침했다.

호텔 측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서 지금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