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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영우는 공감, 지하철 장애인은 조롱·욕설” 만평 올린 전장연
[피델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내걸고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자신들의 상황을 비교하는 만평을 올렸다.

전장연은 26일 소셜미디어(SNS)에 '다른 반응'이란 제목의 만평을 게시했다.

전장연은 "사람들은 우영우란 캐릭터를 보고 함께 공감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권모술수'로 불리는 권민우에 분노한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누구나 장애인도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 같다"며 "그러나 드라마를 끄고 현실로 돌아와 출근길에서 장애인이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하면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마음은 온데 간데 없다. 라이브 방송이든 현장이든 장애인에게 비난과 조롱, 욕설을 퍼붓고 때로는 폭력적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이렇게 다른 반응인가"라며 "장애인도 함께 살자는 마음, 장애인도 이 사회에서 이동과 노동 차별을 받지 않고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목소리는 드라마 '우영우'가 끝나면 함께 끝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이 우영우를 보고 느낀 공감의 마음은 그저 동정과 시혜로 남은 것"이라며 "이는 여전히 여러분의 마음에 장애인은 동등한 존재가 아닌 것으로 남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에서 양일홍 혜화서 경무과장에게 입장문을 전달하고 있다. 박 상임대표는 이날 혜화경찰서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전장연은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장애인도 차별과 배제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면 현실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지하철을 막고 버스를 막고 길을 막지 않으면 도저히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가 현실에 매일매일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변화하길 바란다면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 직접 변화를 만들어가는 장애인과 함께 하고 그 소리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경찰 조사 자진출석·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법 준수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용산경찰서에 승강기가 없다며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입장문을 전달했다. [연합]

한편 출근길 지하철 시위 등으로 수사를 받는 전장연은 경찰서 내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며 경찰 조사를 재차 거부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한)장애인 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지 24년이 지났지만 종로경찰서도 장애인에게 제공해야 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조사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올해 5~6월 신용산역, 삼각지역, 경복궁역 등지에서 집회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 등을 방해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기차·선박 등의 교통방해죄)로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다.

전장연이 언급한 장애인 편의증진법의 정식 명칭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로 1998년 4월에 시행됐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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