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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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잠시 식은 지구, 사람이 움직이니 다시 뜨거워졌다[지구, 뭐래?]
기후위기시계, 7년에서 6년으로 회귀
인류 재앙 코로나, 지구엔 휴식 같은 존재였지만…
서울 용산구 헤럴드 본사 사옥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의 앞 수치가 7년에서 6년으로 줄었다. 코로나 사태로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작년 10월께 7년 이상으로 늘었으나, 공장 가동 재개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끝에 지난 22일부터 6년대로 회귀했다. [임세준 기자]
인류에 남은 시간은 또 줄었다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지구온도 1.5도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경고하는 기후위기시계 얘기다. 코로나 사태 이후 ‘7년’ 이상으로 늘었던 기후위기시계는 전 세계가 활동을 재개하자 어김없이 ‘6년’으로 회귀했다.

인류의 재앙인 코로나가 지구엔 휴식 같은 존재였지만, 결국 ‘폭염 속 소나기’에 불과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시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맞춰 오르내린 기후위기시계 추이는 지구 온난화 주범이 인류임을 적나라하게 경고하고 있다. 또, 코로나 사태에 비견할 만큼 전 세계가 위기감을 갖지 않는 한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없음을 방증한다.

기후위기시계는 지구온난화 한계치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다.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가 1.5도 올라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한다.

기후위기시계란?

기후위기시계는 미국 환경운동가이자 예술가인 간 골란(Gan Golan)이 고안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막지 못하면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간 골란이 설립한 글로벌 기후행동단체 클라이밋클락(Climate Clock)이 이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클라이밋클락 뉴욕본부는 기후위기시계 앞자리 숫자가 ‘7년’에서 ‘6년’으로 바뀐 지난 22일(현지시각)을 ‘기후 비상의 날(Climate Emergency day)’로 선포했다. 이날에 맞춰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된 뉴욕 유니온스퀘어 앞에서 ‘침묵의 시간’ 행사를 가졌다.

온라인에선 ‘#나의 기후다짐(#MyClimateResolution’이란 태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기후행동을 다짐하는 캠페인도 개최했다. 클라이밋클락은 인류에 남은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경고하며 ‘지구 생명선(Life Line)’을 늘리려는 노력을 알리고자 캠페인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내 설치된 기후위기시계도 앞자리가 6년으로 줄어들었다. 헤럴드는 작년 5월 클라이밋클락과 업무협약을 체결, 독일 베를린과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기후위기시계를 사옥 옥상에 설치했다. 헤럴드에 이어 전주시가 국내 두 번째로 클라이밋클락과 기후행동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됐으며, 부산이나 광주 등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대학들도 기후위기시계 설치를 적극 검토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연장된 시간, 하지만….

기후위기시계는 저탄소 노력을 통해 인류에 남은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목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면 남은 시간이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가 이를 증명했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전 세계 주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었고, 기후위기시계는 ‘6년 235일(국내 첫 기후위기시계 설치일, 작년 5월 13일)’에서 ‘7년 295일(작년 10월 1일)’로 1년 이상 늘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로 인류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수치는 계속 줄어들었고, 결국 지난 22일 다시 6년대로 돌입했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수치는 회귀했지만, 코로나 이전과 분명 차이는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게 불가능한 과제가 아님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처럼 인류가 속도를 늦추고 방법을 바꾼다면 지구는 회복된다는 걸 경험했다. 다시 공장을 멈출 순 없더라도 그에 준하는 위기감을 느낀다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임세준 기자
기후 비상의 날

‘기후 비상의 날’엔 이 같은 위기감을 호소하는 전 세계 유명인들의 동참이 이어졌다. 미국, 영국, 브라질, 가나, 터키, 나이지리아 등 전 세계 유명인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프라이데이스포퓨처(FridaysForFuture)’ 미국·브라질 본부도 캠페인에 참여했고, 가나의 유명 뮤지션인 오키아메 크와메(Okyeame Kwame)도 온라인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는 SNS를 통해 ‘난 목소리를 잃을 때까지 기후정의를 외치겠다(I will shout out for climate jusice until I lose my voice)’고 밝혔다. 미국 환경운동가인 빌 맥키번(Bill McKibben)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화석연료 산업에 자금을 대는 은행을 이용하지 않게 할 것(to get everyone I know to move our money out of the four biggest banks that fund the fossil fuel industry)’이라고도 했다.

헤럴드도 ‘기후 비상의 날’에 동참하며 SNS를 통해 ‘앞으로도 기후위기 인식의 국내 확산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언제나 지금이 가장 빠른 때입니다,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7명의 헤럴드 명예기자 전원도 온라인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들은 ‘하루 한 끼, 일주일에 4번 이상 채식에 도전하겠다(김나연)’, ‘택시 이용을 한 달에 2회 이하로 줄이겠다(양현정)’,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찾고 용기내 캠페인에 참여하겠다(임태경)’는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함께 캠페인에 참여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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