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에서 방송인 주현영이 ‘코카인 2021’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장면 [tvN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이 춤, 자주 나온다 했더니…”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 마켓’이 이른바 ‘코카인 댄스’로 불리는 유행 댄스를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냈다가 방송통심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마약류인 ‘코카인’ 단어가 TV 예능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익숙하게 전달될 수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방심위는 최근 ‘제 23차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프로그램의 지난 5월 7일 방송분을 심의한 결과 ‘의견제시’ 수준의 제재를 의결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7조(품위유지)제5호 조항을 적용한 결과다. 방심위는 제재수위가 낮은 순으로 ▷문제없음 ▷의견제시 ▷권고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의 제재를 결정한다.

방심위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해당 방송분은 마약류인 코카인이 제목이자 가사에 등장하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등 부적절한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지난 5월 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에서 방송인 주현영이 '코카인 2021'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장명 [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 방송화면 캡처]

해당 방송에서는 ‘주기자’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인 주현영이 퀴즈 정답을 맞히자 ‘코카인 2021’ 음악이 나오면서 자막으로 ‘코.카.인’이라고 고지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음악에 맞춰 주현영이 춤을 추는 장면에선 주현영의 이름을 따 ‘쭈카인, 쭈카인’이라는 자막이 삽입되기도 했다.

‘코카인 2021’은 독일에서 발매된 곡으로, 최근 인터넷 사이에선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이른바 ‘코카인 댄스’가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유행하고 있다. 아프리카TV BJ, 유튜버 등이 해당 댄스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해당 춤을 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5월 tvN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마켓’에서 방송인 주현영이 ‘코카인 2021’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장면 [tvN 방송화면 캡처]

방심위는 인터넷도 아닌 TV 방송에서 ‘코카인’ 단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황성욱 위원은 “마약은 최근에 사회 이슈가 되고 있고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간접적이라도 마약과 관련된 환경에 익숙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향후에 마약과 관련된 부분이 있으면 (제재) 강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우석 위원은 “코카인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마약인데 인터넷상에서는 모르겠지만 방송까지 문제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이미 알려진 음악이고 그 단어 자체로 행정지도라도 제재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 의구심을 갖고 있었는데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것도 생각해야 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