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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시험비행 성공 KF-21 전투기, 자주국방 향한 힘찬 비상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기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늦어도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지 21년 만이다. 보수와 진보 정부를 넘나들면서 한국형 전투기사업이 끈질기게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적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성큼 다가섰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독자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뿐이다.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등 각종 무기 체계 가동시험 등 2026년까지 양산을 위한 모든 관문을 통과해 자주국방과 항공산업 도약의 신기원을 열기를 염원한다.

21년이라는 긴 세월이 말해주듯 KF-21의 역사적 비행은 숱한 이상 기류를 헤치고 일궈낸 결실이다. 초음속 전투기는 전자제어, 컴퓨터, IT 기술 등이 융합되고 수많은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해야 해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다. 그런데 미국이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4개 핵심 장비의 기술이전 불가 방침을 우리 쪽에 통보해 기술적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AESA 레이더는 이스라엘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한화시스템이 개발했다. RF 재머를 포함한 통합 전자전 체계는 LIG넥스원이 시제품을 납품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내 방산업체, 700여개 중소 협력업체의 분투로 마침내 핵심 장비의 국산화율을 89%까지 높이는 데에 성공했다. 우리 스스로 전투기 플랫폼을 갖게 되면 항공산업 연쇄 효과로 생산유발 효과가 24조원, 기술적 파급 효과가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전투기사업은 연구·개발에만 8조8000억원이 들어가 ‘단군 이래 최대의 무기사업’으로 불린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해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KF-21은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과 최신 AESA 레이더 등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가격과 유지·보수비용 면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강점을 내세운다면 방산 수출의 새 주역이 될 수 있다. 국산 고등훈련기 ‘T-50’과 이를 경공격기로 개량한 ‘FA-50’이 70여대 수출돼 3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점을 고려하면 잠재력은 충분하다.

KF-21 개발은 앞으로 2200여회의 시험비행을 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 분담금 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도 숙제다. 마지막 고비를 넘는 데에 국민적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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