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에 아쉬웠던 민족이여, 이동하라!”(‘땡겨요’ 광고 중 일부)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배달앱 ‘땡겨요’가 뜻밖의 반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수 싸이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에서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대놓고 저격해 화제다. 부진했던 초반 성적과 달리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월 대비 2.4배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가맹점 수, 입점 지연, 고객 서비스 미흡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최근 신한은행은 ‘땡겨요’ 광고모델로 싸이를 섭외해 TV와 유튜브에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지난주 공개된 티저 브랜드 광고는 공개 8일 만에 조회 수 134만회를 돌파했다. 특히 광고 내에서 ‘같은 민족이라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배달에 아쉬웠던 민족이여, 이동하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앞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활용했던 배달의민족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쿠폰 뿌리기’까지 나섰다. ‘땡겨요’는 지난 14일부터 연말까지 하루 최대 2만원의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첫 주문 시 5000원 할인쿠폰도 제공된다. 이미 여러 차례 출혈경쟁을 벌인 다른 주요 배달앱과 달리 마케팅비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효과는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땡겨요 MAU는 15만7300명으로, 전월 대비 48% 이상 증가했다. 올 3월과 비교하면 무려 2.4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도 주간활성이용자수(WAU)가 7만명에 육박하며 급성장 중이다. 올 초 정식 출범 후 두 달간 MAU가 2만명을 넘기지 못해 ‘용두사미’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받던 것과 대조된다.
‘땡겨요’는 올 1월 야심 차게 출범한 신생 배달앱이다. 신한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배달앱으로, 앱 구축에만 140억원이 투입된 야심작이다. ‘상생’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진옥동 은행장이 기획부터 출시까지 살뜰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차별점은 업계 최저 수준의 배달 중개수수료다. 입점수수료나 광고비 없이 건당 2%만을 받고 있다. 최근 배달비 인상 주범으로 꼽히는 단건배달, 직접배달은 운영하지 않는다. 단순히 주문 중개만 하기 때문에 가맹점주는 배달업체를 따로 이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빠른 정산 서비스,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신생 배달앱인 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영업자 사이에서 ‘땡겨요’는 거북이로 불린다. 입점에만 3~4주가 걸려 답답함을 호소하는 점주들이 많다. 무려 3개월이 걸린 점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센터 연결 등 CS 부문도 미흡하다는 후기가 나온다. 또한 아직은 주문량이 절대적으로 작아 하루 호출이 3~4건도 되지 않는 가맹점이 다수다. 신규 이용자 확보와 함께 가맹점 확대, 영업 및 CS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