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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를 책으로만 배우지 말라’…보험사 사장 앞에 선 말단직원
보험사들, MZ 세대와 소통 팔 걷어
삼성생명·화재 리버스멘토링 눈길
‘방탈출방 19금 전시회 찾기도’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MZ세대를 책으로만 배우지 마세요!”

최근 서울 강남 삼성생명 본사 강당에서는 올해 입사한 27살 신입사원 A씨의 강연이 있었다. 청중은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 등 임원 60여명이다. 최근 대면으로 재개된 ‘리버스멘토링(reverse mentoring·역멘토링)’ 강연이다. 리버스멘토링은 직원이 임원 앞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얘기하는 삼성그룹의 소통 프로그램이다. 이날 주제는 ‘MZ세대로부터 직접 듣는 예전과 다른 우리’였다.

A씨는 전 사장과 임원을 향해 “업무지시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또 “틀에 박힌 보고서 문화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특히 A씨는 “MZ라고 해서 무조건 개인주의는 아니다. 우리도 회사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30분간의 강연이 끝나자 전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보험사들이 사내 MZ세대들과의 소통에 팔을 걷었다. 대표가 돌아가며 말단 직원과 오찬을 같이 하며 진솔한 얘기를 듣는가 하면, 부서장들이 MZ 세대들의 문화에 적극 뛰어들기도 한다.

삼성화재도 리버스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리버스멘토링은 그룹별로 소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청중앞에서 연설하는 것도 ‘구식’이라는 MZ 사원의 건의를 받아들이면서다. 최근 리버스멘토링에서는 MZ 용어와 MZ 어플리케이션과 관련된 강의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삼성화재의 리버스멘토링은 회사가 아닌 MZ 사원이 원하는 곳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방탈출게임방, ‘힙한’ 음식점 등이다. 최근에는 임원과 신입사원 등 주니어 직원들이 종로구 서촌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린 ‘레드룸(redroom)’ 전시회에 다녀왔다고 한다. 레드룸은 김민조 작가의 전시회로 성인만이 입장 가능한 전시회다. 이외에도 퍼스널컬러 진단을 같이 받으러 가기도 했다.

교보생명도 MZ세대와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사장님과의 오찬’이 대표적이다. 편정범 사장은 지난해부터 7~8명의 MZ 사원과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정례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업무수행과정에서 불편했거나 어려웠던 경험과 바람직한 변화 방향성에 대해서 공유했다”며 “MZ세대가 사장에게 업무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 역시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20년부터 부서장과 MZ 세대와의 리버스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경우는 익명게시판인 ‘두드림’을 MZ 세대와의 소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익명 게시글에는 “반바지 입고 출근하게 해달라” “사내 헬스장이 너무 낡았다” 등 다소 ‘도발적인’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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