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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안전·비용 걱정 덜어낸 ‘레디메이드’주택…국내 최고층 모듈러주택 가보니
모듈러 공법 적용한 ‘기가타운’
기존 방식보다 공기 40% 단축
주거 성능·안전성도 더 뛰어나
포스코건설과 포스코A&C가 함께 준공한 전남 광양의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인 ‘기가타운’의 모습. 한 동은 기존의 철근콘크리트 공법이, 다른 한 동에는 제작된 주택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이 적용됐다. [포스코건설 제공]

[헤럴드경제(광양)=유오상 기자] “멀리서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차이가 보일 겁니다. 한쪽은 기존의 콘크리트에 페인트를 칠한 벽면, 다른 한쪽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강철 외벽으로 모듈러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지난 15일 방문한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기가타운의 모습은 언뜻 한 건물에 두 개의 똑같은 기둥이 솟은 것 같았다. 같은 색의 외벽 탓에 두 건물의 차이를 확인하기 쉽지 않았는데, 외벽을 직접 만져보니 흔히 생각하는 콘크리트 외벽과는 다른 강철 외벽체의 매끄러움이 느껴졌다.

포스코건설과 자회사 포스코A&C가 함께 지은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는 기존의 RC(철근콘크리트) 공법과 모듈러 공법이 동시에 적용된 국내 최초·최고층 건물이다. 298실 규모의 A동은 기존 아파트와 같이 콘크리트를 부어 지은 반면, 200실 규모의 B동은 공장에서 미리 단위 주택을 지어 현장에서 조립만 진행했다.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 ‘기가타운’의 내부 모습. 벽지로 마감된 기존 주택과 달리 프린트강판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월의 모습이 특징이다. 유오상 기자

모듈 제작을 담당한 포스코A&C는 전북 군산의 공장에서 200실에 달하는 방을 모두 생산했다. 화장실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공장에서 완성됐고, 현장 인력들은 공장에서 도착한 모듈을 블록처럼 쌓기만 했을 뿐이다. 새로운 건축 방식 덕에 바로 옆 콘크리트 건물에 11개월이 소요되는 동안 모듈러동은 7개월 만에 완성될 수 있었다.

김승현 포스코A&C 스마트하우징사업실 팀장은 “기존 방식대로 지어진 저층부를 제외하면 모듈러 공법으로 지었을 때 40% 정도의 공기 단축 효과가 있다”라며 “모듈러 공법이 기존 공법 대비 비용이 높지만, 공기 단축 등의 효과를 생각했을 때 전체 공사비 절감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평창미디어레지던스는 기존 방식으로는 올림픽 일정에 맞출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듈러 공법을 적용, 7개월 만에 기초공사부터 부대공사까지 마무리해 11개월이나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 ‘기가타운’의 외벽. 층간에 구조적 안정성을 위한 트러스 구조가 설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유오상 기자

기존 공법에 비해 40% 가까이 빠르게 지을 수 있으면서도 건물 곳곳에는 안전을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6층 이상 모듈을 쌓기 위해 설치되는 수평트러스는 지진과 같은 횡력 저항력을 만들어주고, 내부에서는 신발 끈을 묶듯 모듈을 하나로 묶는 와이어가 설치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존 볼트 방식을 대체하는 와이어 방식과 트러스 설치로 최대 24층까지 모듈러 건설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거주하는 내부에서도 모듈러 주택의 특징이 돋보였다. 프린트강판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월과 고내식 강판으로 마감된 실내는 벽지로 마감되는 일반적인 주택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콘크리트와 벽지 대신 강철을 활용한 인테리어는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실내공기질과 층간소음에도 더 효과적이었다.

모듈러 공법의 경제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포스코는 오는 하반기에 착공 예정인 포스코 인재창조원을 비롯해 모듈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A&C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기존 공법보다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26% 이상 더 높다”라며 “환경과 주거 성능, 안전 등의 우위를 활용해 사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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