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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전파력 더 센 켄타우로스 국내 상륙, 방역초심 다잡아야

잡힐 듯 말 듯 2년 반 넘게 인류를 괴롭혀온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참 길고도 끈질기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 가운데 가장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75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A씨로, 지난 8일 증상이 나타난 뒤 11일 확진됐고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변이형이 확인됐다. BA.2.75는 이미 면역이 생긴 사람도 다시 걸릴 가능성이 크고 전파력도 유독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다. 방역 당국이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는데 A씨는 최근 해외를 다녀온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누군가에게서 감염됐을 것으로 보여 이미 이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BA.5가 유행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BA.2.75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영국과 미국, 캐나다 등 10개 나라에서 119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도 최근 우려 변이 계통으로 지정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BA.2.75 변이는 ‘켄타우로스’로도 불린다. 지금까지 나온 오미크론 세부 변이 중 돌연변이가 가장 많아 기존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를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해외 과학자가 신화 속에 나오는 반은 사람, 반은 말인 ‘켄타우로스’라는 별칭을 붙였다. 변이가 가장 많은 만큼 전파속도가 가장 빠르고 면역 회피 가능성도 크다. 미국 연구진의 조사결과, 켄타우로스가 번지고 있는 인도에선 전파속도가 BA.5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켄타우로스의 점유율이 일주일 새 6배 이상 증가해 50%를 넘었고 한 달 새 하루 사망자가 3배 증가했다. 아직 중증도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켄타우로스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 이에 비례해 사망자도 크게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과학방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켄타우로스가 말해주듯 코로나19 새 변이는 전파력이 더 강해진 형태로 계속 등장하고 있다. 다음달 하루 2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예견된 상황에서 켄타우로스까지 공세를 펴면 6차 유행의 파고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코로나 피로감에 증상이 의심돼도 유행 초기 때만큼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실제로 주중 총 검사 건수는 최대 10만건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수가 공식 발표보다 2~3배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느슨해진 긴장의 끈을 다시 조여야 할 때다. 임시 선별진료소 재운영, 진단·역학조사·신속한 치료의 ‘3T 방역 원칙’, 원스톱 진료기관 확대 등 방역 초심을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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