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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브랜딩 실험 성공...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 [人터뷰-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취임 3년차…‘Back to Basics’ 강조
업계 최초 신개념 ‘로카시리즈’ 출시
금융브랜딩 ‘로카 머니’ 론칭도 큰 성과

롯데그룹 파트너십 경쟁력이자 장점
유통채널 결제·품목 데이터 한눈에
개인화 금융콘텐츠 등 추천 최적화

전직원 성과·위기대응 전략도 공유
위기 닥쳐도 대응할 체력있다 자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롯데카드 본사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후 첫 2년 동안은 기본적인 ‘체력 증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업의 본질에 집중해 신용카드사로서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Back to Basics(백 투 베이직)’을 모토로 신용카드 업의 개념에 기반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롯데카드 직원들의 명함에는 색다른 감이 없지 않다. 흡사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카드와 닮았다. 카드 번호, 유효 기간, 서명 등 신용카드에 있어야 할 구색은 모두 갖췄다. 카드 번호는 휴대폰 번호를 대체하고, 유효 기간은 입사 연도(?) 등으로 대체됐을 뿐 신용카드와 별반 다를게 없다.

아멕스 카드를 닮은 롯데카드의 명함에는 조좌진 대표의 경영철학이 녹아 들어가 있다. 조 대표가 강조하는 ‘Back to Basics(백 투 베이직)’ 철학이다. 아멕스 카드를 닮은 명함 디자인을 생각해 낸 것도 조 대표 자신이다. 조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특별한 명함을 만들어 주고 싶었고, 카드업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아멕스 카드의 초기 디자인을 적용하게 됐다”고 했다.

올해로 취임 3년째를 맞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Back to Basics(백 투 베이직)’, 신용카드 업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조 대표는 “롯데카드를 맡게 된 지도 벌써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취임 후 첫 2년 동안은 신용카드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기본적인 ‘체력 증진’에 중점을 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신용카드업의 본질인 단기신용공여라는 근본에 기반해 금융사업자로서의 역량과 책무에 충실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밑바닥에서부터 고민했다”며 “다른 카드사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금융상품과 금융서비스, 금융브랜딩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경영 악화 속 지난 1분기 롯데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롯데카드는 순이익 증가율 81%를 넘기며 선전했다.

조 대표는 실적 개선의 비결을 지난 2년간 신용카드사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체력을 보강하는데 주력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신용카드업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는 카드자산의 성장이 컸다. 지난 1분기 롯데카드 카드자산은 12조352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1조 2438보다 약 10% 가량 증가했다. 카드자산 중 신용판매 카드자산은 14.5% 증가했다.

특히 ‘세트카드’라는 신개념을 도입한 전략 상품 ‘로카(LOCA)시리즈’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며 카드 자산의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카드는 업계 최초 세트카드 도입한 ‘로카(LOCA)시리즈’를 2020년 8월 출시했다. 2년만에 발급 매수가 200만장을 돌파했다. 롯데카드가 역대 출시한 메인 시리즈 상품 중 가장 빠른 수치다.

조 대표는 “LOCA 시리즈는 업계 최초로 세트 카드 시스템을 적용해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한 카드”라며 “실적과 혜택이 ‘세트’로 연결된 ‘두 장’의 카드를 발급 받으면 모든 가맹점에서의 범용 혜택과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의 맞춤형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내부적으로 소비자의 편의를 생각해서 한 장으로 출시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조 대표는 “출시 전 기획 회의에서는 한 장은 그냥 쓰고 다른 한 장에 특별한 혜택을 주자는 기획은 좋은데 카드 두 장을 발급해줘야 하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갑에 카드 두 장을 꽂고 다니는 것과 한 장만 꽂고 다니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타사 카드가 들어올 수 있는 슬롯(공간)이 생긴다”고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웃었다.

업계 최초 금융 브랜딩 ‘로카 머니(LOCA MONEY)’ 론칭도 조 대표 취임 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다.

2019년 MBK 인수 당시 전통 신용판매 외에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등 금융사업 부문이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조 대표의 승부수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로카 머니’다.

조 대표는 “기존의 카드사 브랜딩은 주로 신용카드 중심인 경우가 많았다. 금융고객이 받는 혜택은 신용카드 혜택에 비해 저조한 편이었다”며 “지난해 3월 롯데카드는 금융고객 대상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선언하며 금융 브랜드 ‘로카 머니’를 론칭했다. 금융 상품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개편은 업계에서 처음이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롯데카드는 금융 브랜딩 단행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금융고객의 니즈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존 금융 상품도 ‘LOCA MONEY-단기카드대출’, ‘LOCA MONEY-장기카드대출’, ‘LOCA MONEY-마이너스카드’로 리뉴얼하고 일관성 있는 롯데카드 금융 이미지를 형성했다.

조 대표는 “현재 금융 브랜딩 실험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며 “카드자산 중 신용판매 카드자산 다음으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자산이 각각 5.2%, 1.4% 성장하며 그 뒤를 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타사와 구별되는 롯데카드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장점은 롯데그룹과의 캡티브 (Captive) 파트너십이다.

조 대표는 “롯데그룹의 유통 네트워크, 호텔 사업, 제과 및 푸드 사업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배타적 경쟁력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금융업계 화두인 마이데이터와 관련해서도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유통 채널이 있기 때문에 카드 고객이 롯데 계열 유통 채널에서 어떤 물품을 샀는지 액수와 함께 정확한 품목까지 알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진행 중인 순간에도 고객의 결제 승인 데이터와 롯데그룹의 거대 유통 품목 정보가 세세하게 쌓이고 있고, 이는 카드사의 강점과 유통그룹의 강점이 결합된 오직 롯데카드만의 장점이자 롯데카드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조 대표는 말했다.

그는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금융과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추천해 줄 수 있는 기반을 롯데카드는 이미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금융사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으나 올해는 카드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형국이다. 기준금리가 계속 인상되면서 카드사의 자금조달원인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 금리가 4%대를 훌쩍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장기 CP(기업어음), 은행차입, ABS(자산유동화증권), 단기CP 등으로 조달 방법을 다변화해 운영하고 있다”며 “유동성 지표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자금 조달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하반기 업계에 닥칠 수 있는 위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롯데카드는 리스크 관련 전체 임원 회의를 한 달에 두 차례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임원들은 매달 리포트(monthly report)를 써 내부망에서 공유한다. 30명의 임원이 자신이 맡고 있는 부문에 대한 기획, 전략, 성과에 대해 메모 형태로 올리면 직원들이 이를 공유한다. 성과도, 위기 대응 전략도 공유하는 만큼 위기가 닥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쌓고 있다고 자부했다.

인터뷰 말미에 최근 업계에서 회자하고 있는 최대주주의 회사 매각 이슈에 대해서도 물었다.

조 대표는 “인수 향방보다는 회사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매각이야 최대주주가 하는 것이고, 주인이 바뀐다고 회사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는 “회사는 계속적으로 가치창출을 해야 하고, 그 수익을 고객과 직원에 나누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고히 하는 것이 대표인 나의 역할”이라며 “짦은 기간 안에 카드사로서의 면모는 충분히 갖췄다. 그리고 언제 매각이 되든 대표로서 2, 3년 뒤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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