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서울 분향소 조문…국무총리 조문사절로 파견 예정
日은 韓대통령 장례식에 ‘전직 총리’가 조문사절 최고위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지난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가족장(葬)이 마무리됐다. 일본 정부와 자유민주당이 합동으로 주최하는 공식 추도식은 추후 열릴 예정으로, 장례 관행상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외교부는 12일 “일본 측에서 먼저 관련 계획(공식 추도식)을 수립하고 각국에 통보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관련 계획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족장을 먼저 치른 후 짧게는 한 달에서 길면 4개월 사이에 당정 차원 공식추도식을 진행해온 관례를 고려할 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공보문화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데 이어 일본의 공식 추도식 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조문사절단을 보낼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일찌감치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으로 조문사절단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공식 추도식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일정에 따라 윤 대통령이나 박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직 총리를 보내기로 이미 결정한 만큼 대통령의 직접 참석은 가능성은 작다. 박 장관은 별도로 방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외교부는 “일본 측에서 추도식 계획을 통보하면 우리나라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역대 한국 대통령 장례식에 파견한 조문 사절 중 최고위 인사는 ‘전직 총리’였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국장에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아베 전 총리 외조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조문 사절로 참석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에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에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 의원 연맹 회장이 참석했다. 2021년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전두환 전 대통령 가족장에는 조문 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님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조문록을 남겼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조문외교에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이자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는 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일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