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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스 물가로 전이되는 인플레…고물가 쇼크 정점 아직이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상반기 자장면과 칼국수, 김밥 등 대중적인 외식 품목 8개의 가격이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6월 서울 기준으로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이 많게는 8% 이상 오르는 등 모두 지난 1월보다 상승했다.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자장면으로, 평균 가격이 연초 5천769원보다 8.5% 오른 6천262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기록했다. 3분기엔 역기저 효과도 사실상 없다. 지난해 7~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다. 10월이 돼서야 3%대를 기록했다. 6%란 숫자가 정점이 아닌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물가 급등세가 유류 등 원자재와 농축산물에서 서비스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 중에서도 개인서비스, 그중에서도 외식물가 오름세가 크다. 공급 측 물가인 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시차를 두고 외식물가로 전이되고 있다. 여기에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수요 요인이 산재해 있고, 휴가철까지 겹쳐 서비스 부문의 물가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5일 통계청의 2022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은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 1.78%포인트로, 합계 5.0%포인트를 차지한다. 공업제품은 유가상승과 공급망 불안 등 최근 일어나는 전반적인 공급 요인이 이끌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개인서비스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류와 식재료 등 비용 상승과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가 살아나며 물가 압력이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7~8월 휴가철엔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다. 생선회(외식) 가격이 10.4%, 치킨 가격이 11.0% 올랐다. 음식 및 숙박 물가는 7.9% 상승했다.

서비스물가는 소비자물가 등락률에 2.05%포인트 기여했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개인서비스 기여도(1.78%포인트)다. 그중에서도 외식물가 기여도가 1.01%포인트로 높았다. 서비스물가 등락률 기여도의 절반가량을 외식물가가 끌어올린 셈이다. 집세 기여도는 0.19%포인트, 공공서비스 기여도는 0.09%포인트에 불과하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4.1%로 4% 포인트를 넘긴 뒤 2월까지 매달 0.7%포인트씩 상승폭을 늘렸다. 지난 3월과 4월엔 6.6%를 기록하며 오름세가 잠시 진정됐지만 5월에 바로 7.4%를 기록하면서 오름폭을 0.8%포인트 키웠다. 6월엔 8%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24년 만에 최고치인 6.0%를 기록했는데 이보다도 2%포인트 더 높다.

앞으로는 더 오를 수 있다. 7~8월 휴가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차를 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점차 외식물가로 전이되는 양상도 보인다. 급격하게 오른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결국 가격상승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일선 식당 등에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시나브로 편승적 가격상승을 보일 수 있다.

농축수산물물가는 6월 4.8% 상승했다. 돼지고기 18.6%, 수입 쇠고기 27.2% 등의 가격상승세가 두드러졌다. 5월에도 4.2% 올라 4%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임금 상승도 외식물가 오름세를 견인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보면 과도한 인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시장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로 급격하게 구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개인서비스가 알게 모르게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이것은 국제 에너지 원자재 가격상승, 즉 사료비·생산비 상승 효과가 반영됐다고 보이고, 결국 공급 측면 물가 상방 압력이 해소돼야 오름세가 완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측 요인도 여전하다. 경유는 50.7%, 휘발유 31.4%, 등유 72.1%, 자동차용 LPG 29.1% 올라, 두 자릿수 등락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해 돼지고기 18.6%, 수입쇠고기 27.2%, 포도 31.4%, 배추 35.5%, 닭고기 20.1%, 수박 22.2%, 감자 37.8%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시계열로 보면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은 2.6%다. 8월도 2.6%, 9월은 2.4%를 기록했다. 6월도 2%대로, 2.3%다. 3%대 물가를 기록하는 시점은 10월(3.2%)다. 즉 10월까지는 역기저 효과가 없다. 3분기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이 기적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피할 수 없다.

공공요금 인상 여파도 배제할 수 없다. 7월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른다. 전기·가스·수도요금 물가상승률은 6월에도 이미 9.3%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티커 쇼크와 과잉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물가상승률 정점은 6~8월 중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후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가세할 경우 정점 형성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어 심의관도 “전월비 물가상승률이 0.6~0.7%를 보이고 있는데 단순계산하면 이 같은 상승률이 1년 동안 이어졌을 때 물가상승률은 8.2%”라며 “현재 연평균 상승률은 4.7%로 나타나는데 전월비 0.7% 상승률이 이어지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5%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이 느끼는 고통은 더 심화될 예정이다. 5월 기준 경제고통지수는 올해 8.4포인트로, 2001년 5월(9.0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월 이후에도 물가급등의 영향으로 경제고통지수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실업률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경제고통지수의 최고치 기록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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