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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뿔난 은퇴자들 "국민연금 수령시기 늦췄는데...건보료 더 내라고?"
공적연금 연 2000만원 넘으면 피부양자 제외
국민연금 반납·추납·임의계속가입으로 연금액 늘려온 은퇴자들 원성
"연금공단 돈은 돈대로 바치고 건강보험료를 더 내라니..."

국민건강보험.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연금수령 시기를 늦춰서 겨우 몇만 원 늘었는데, 피부양자 자격 박탈되고 지역가입자로 되어 연간 300만원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니 이게 무슨 법이냐!”

은퇴자들이 뿔났다. 그간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늦춰 월 국민연금 지급액을 늘렸지만, 오는 9월부터 공적 연금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전 피부양자 자격은 연 3400만원 이하였지만, 앞으론 연금소득이 매달 167만원 이상일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불만의 화살은 그간 국민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면 보다 많은 월 지급액을 받을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해왔던 국민연금공단에 꽂히고 있다.

8일 건보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오는 9월 시행되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때부터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다 엄격한 소득요건을 맞춰야 한다. 지금은 소득세법상 연간 합산종합과세소득이 3400만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바뀌지만, 이런 기준이 2000만원 이하로 대폭 낮아진다. 기준이 바뀌면서 2021년도 합산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당장 올해 11월부터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변경돼 월평균 1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합산소득에는 금융소득(예금 이자, 주식 배당 등),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이 포함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연금소득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연금소득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 연금은 빠지고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만 해당하지만, 이런 공적 연금으로 매달 167만원 이상을 타서 생계를 꾸리는 연금생활자의 경우 공적 연금소득만으로 연간 2000만원이 넘으면서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건강보험 당국은 이런 소득 인정기준 강화로 27만3000여명이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추산한다. 올해 3월 현재 전체 피부양자(1802만3000명)의 1.5%이다.

피부양자 자격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자 그간 든든한 노후 생활을 위해 어떻게든 연금 수령액을 높이려고 애쓰거나 애썼던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금공단 본부와 각 지사에는 벌써 괜히 연금당국의 조언을 따랐다가 피부양자에서 탈락하게 됐다며 항의 섞인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이 좀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왔던 탓도 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은 반납과 추납(추후 납부), 임의계속가입, 연기연금 등을 적극 소개해왔다. 이 중 반납과 추납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받아 연금액을 늘릴 수 있는 장치다.

반납은 1999년 이전 직장 퇴사 등의 사유로 받았던 일시금을 이자와 함께 반환함으로써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복원하는 제도다. 소득대체율이 높았던 기간을 복원하는 것으로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추납은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 예외나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 본인이 원할 때 보험료를 내는 제도로 1999년 4월부터 시행됐다. 추가로 보험료를 내면 그만큼 가입 기간을 인정받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이 늘어난다.

임의계속가입은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만 60세 이후에도 계속해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납부 기간이 연금수급 최소 가입 기간(10년) 미만이어서 연금을 받을 수 없거나, 10년을 채웠더라도 연금수령액을 높이려는 사람이 이용하기 좋은 제도다. 연기연금은 노령연금(노후에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받을 자격을 갖춘 수급권자가 희망하면 보험료는 더 내지 않고, 연금수령 시기를 최대 5년(출생연도에 따라 70세까지)까지 늦춰서 받을 수 있게 한 장치다.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연금액이 늘어난다.

[연합]

문제는 이런 방법들을 이용해 연금 수령액을 늘린 일부 수급자가 피부양자 자격을 잃을 처지에 놓여 연금공단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수급자 중 일부에서 피부양자에서 떨어지게 됐다면서 이럴 거면 반납과 추납을 취소하거나 임의계속가입을 더는 하지 않고 탈퇴하며 연기연금 대신 조기 연금을 받고 싶다고 요구하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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