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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택소노미’ 원자력·천연가스 포함…원전株 날개 달았다
유럽의회 본회의서 가결
동유럽 발전소 건설 기대
두산에너빌리티 등 급등
“ESG공시 정책에도 변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럽의회가 6일(현지시간)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하는 방안을 가결하면서 ‘원전 세일즈’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내 원전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경제 활동을 각국 사정에 맞춰 분류한 목록을 말한다. 이른바 ‘녹색금융’이라고도 불리며, 이 목록에 포함된 분야만 친환경 관련 투자를 받을 수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결정이 공개되면서 이날 증시에서도 원전주의 상승세가 두드지고 있다. 국내 대표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의 경우 장 초반 3% 가까운 상승세가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은 물론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주요 기자재를 생산한다.

원자력 발전소 설계업체인 한전기술이 6% 넘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우진·비에이치아이·보성파워텍 등 중소 원전 관련 기업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 정부의 친원전 정책에 맞춰 신규 상장된 원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와 ’HANARO 원자력iSelect’ 등도 동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EU 택소노미에 중·저준위 폐기물 관련 처분시설을 보유하는 것이 필수 요건으로 언급돼 있어 방사성 폐기물 처분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각국 간의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20년 최초의 택소노미 논의 과정에서 원전과 천연가스를 친환경 에너지에 포함하지 않았다. 원전은 방사능폐기물 처리 문제, 천연가스는 발전 과정에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오히려 원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종 결정이 뒤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의 이번 결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K택소노미’ 수정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는 오는 8월 K택소노미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에 있다.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는 원전을 빼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넣은 한국판 K택소노미를 발표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전과 천연가스가 EU 택소노미에 포 함된 것은 유럽 내 각국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EU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는 체코·폴란드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의 원자력 발전 건설이 활발해지고, 국내 원전 관련 기업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택소노미의 기준 변화에 따라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관련 공시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양 연구원은 “택소노미는 ESG 정보공시 항목으로도 활용되는데 EU에서는 녹색경제활동으로 인한 기업 매출액 등 재무적 실적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국내 ESG 공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국내 기업들도 이와 관련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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