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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 ‘IPO 대어’ 줄줄이 출격한다
침체된 주식시장 구세주 될까
쏘카, 유니콘기업 최초 절차 착수
현대오일뱅크 ‘삼수’ 끝 상장 눈앞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연내 진행
“투자 다양성에 유동성 쏠림 경계”

하반기 쏘카·현대오일뱅크·케이뱅크 등 대어들이 잇따라 IPO(기업공개) 시장에 출격하면서 침체돼 있는 자본시장에 활력소가 될 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 쏘카는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최초로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쏘카는 이번 공모가 산정에서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활용했다. 기업 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적자 기업이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PER)로 기업가치를 매길 수 없지만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될 때 주로 쓰인다. 그동안 카카오페이·넷마블·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이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한 바 있다.

특히 쏘카는 할인율 33.9~50.0%를 반영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확정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최근 5년 코스피 상장 기업 평균(22.03~35.0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사업 유사성이 적은 기업들을 넣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쏘카의 비교 기업에는 카셰어링 업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최대 배달 애플리케이션 고투,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 오비고, 미국 자율주행차 개발사 오로라 등이 포함돼 있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 2019년 상장철회에 이어 ‘IPO 삼수’ 끝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해 정유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어 상장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번 IPO에서 10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을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구주매출 비중이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업 의존도를 낮추고 ‘화이트 바이오’(재생 가능한 친환경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 또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술) 등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도 연내 상장을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케이뱅크의 몸값으로 6조원을 제시했고, 모건스탠리는 8조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실명 입출금계정을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 업비트 사용자 급증에 따라 케이뱅크의 고객 수와 수신 규모도 크게 확대된 바 있다.

다만 가상자산 수혜를 제외한 순수 성장력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낙폭이 심한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에 상관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케이뱅크 원화수입수수료 357억원 중 업비트 관련 ‘펌뱅킹’ 수수료수익이 292억원으로 대부분”이라며 “파트너사 제휴확대를 통한 수익강화와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한 신규사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마켓 등 또다른 대어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인 컬리(마켓컬리)는 연간 매출액 증가에도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쏘카와 마찬가지로 유니콘 특례 적용으로 상장을 진행한다. 오아시스 마켓은 오프라인 매장인 우리생협에서 시작해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한 기업으로, 생협 매장과 온라인의 효율적인 연계로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장 이벤트 증가로 자본시장에서 투자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처럼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대형 IPO가 진행되는 경우 시중 유동성 쏠림으로 (증시 수급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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