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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 먹는 하마인 줄 알았는데” 삼성이 쓰는 ‘착한 에너지’가 이 정도? [비즈360]
재생에너지 사용량 5년 간 229→5278GWh
RE100 “가입 검토중”, 생산량·단가 등 국내 여건 불리
2030년까지 폐전자제품 750만톤 회수 계획
온실가스 및 제품 소비전력 감축 지속 나설 것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설비.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리며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재생에너지 사용을 100%로 늘리는 ‘RE100’ 가입에 나서면서 세계적인 전력사용량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RE100 동참 시기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재생에너지 사용량, 5년 새 22배 급증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자료]

삼성전자가 최근 발간한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5278GWh(기가와트시)로 전년 4030GWh보다 31.0% 가량 증가했다. 이는 또한 2017년 229GWh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5년 새 무려 2204.8% 급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모바일 기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어 전력소비량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량은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유럽, 중국 지역의 사용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지난해 브라질은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94%로, 멕시코는 71%로 끌어올렸다. 인도 첸나이 사업장은 지역 태양광, 풍력 및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자와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해 53%를 달성했다. 인도 전체로는 28%에서 23%로 비율이 줄었지만 이는 총 전력 사용 증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중남미와 서남아지역 사업장은 2025년까지 100%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수원과 기흥사업장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평택에는 태양광·지열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삼성전자 수원, 기흥사업장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패널. [삼성전자 제공]
RE100 가입 “검토중”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하는 RE100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RE100은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이 발족한 자발적인 국제 캠페인이다.

2020년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사들을 시작으로 최근 KT까지 국내 기업 20곳이 RE100에 가입했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TSMC를 비롯해 인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370여개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동참을 선언했다.

경쟁사들의 가입이 이어지며 삼성전자의 RE100 참여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연초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세계 최대 가전 행사인 CES2022 기조연설에서 친환경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해 “가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직은 검토하는 단계”라는 입장이다.

검토가 오래 이어지는 데는 재생에너지 조달 및 제도적 여건 등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력 소비 중 80%가 주요 생산시설이 위치한 한국과 베트남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글로벌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는 4.7%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의 전력소비량이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보다 더 많다는 조사도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RE100 가입 속도가 더딘 이유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하다”며 “국내 전력소비량 상위 30개 기업들의 최근 5개년 전력 사용량 평균은 10.3GWh였지만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GWh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비즈니스모델이 다양한데다가 RE100에 가입하려면 글로벌 총량이 아닌 각국별로 재생에너지 사용 100%를 달성해야 하는데, 전 세계 74개국에 주요 거점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제품개발에서부터 회수·재활용까지…전 단계 ‘넷제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시설 운영 등 직접 탄소배출 저감(Scope1), 전력 사용 등 간접배출 저감(Scope2), 기타 소비자들의 제품 사용이나 협력사 등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Scope3) 등 3가지 측면에서 넷제로 대응을 하고 있다.

탄소배출 감소 등 환경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지난해 모든 사업장이 환경경영(ISO14001), 에너지경영(ISO50001) 인증을 받았다. 제품개발에서부터 구매, 제조, 유통, 사용, 수리·재사용, 회수·재활용에 이르는 각 단계별 공정 에너지 절감, 인프라 설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IoT(사물인터넷) 기술 도입, 제품의 에너지 효율 향상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환경 경영을 위해 2030년까지 폐전자제품 750만톤을 회수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2009~2021년) 폐전자제품은 507만톤을 회수했다. 온실가스 감축량은 지난해 641만톤이었으며 제품 사용단계의 온실가스 감축량은 3억3400만톤이었다. 제조사업장의 폐기물 재활용율은 96%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온실가스 배출 및 주요 제품의 소비·대기전력을 지속 감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후변화 대응은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이슈이며, 특히 기업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 중에 하나”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공정가스 감축, 공정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천연자원 고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원을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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