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FTX가 미국의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의 상징이 된 로빈후드를 발판으로 제도권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30살의 가상자산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이끄는 FTX가 로빈후드 인수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빈후드가 아직 공식적인 인수 제의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로빈후드 지분 7.6%(약 6억4800만달러 상당)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당시 뱅크먼-프리드 CEO는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며 지분 취득 이유를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지난 2018년 시작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가 증권거래 서비스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을 타고 사세를 크게 확장한 로빈후드는 올해 들어 전반적인 하락장 여파로 부진에 빠져있다. 지난 1분기 로빈후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3% 급감했고,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50% 가까이 급락했다. 월 활성이용자 수도 지난해 1770만 명에서 올해 159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FTX의 인수 검토 보도에 로빈후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4% 급등했다.

FTX의 뱅크먼-프리드 CEO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빠진 부실 코인업체 2곳에 거액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코인 대출회사 블록파이와 코인 브로커리지 업체 보이저디지털에도 총 7억5000만달러의 구제 금융을 제공했었다. 파생금융상품 시장에 블록체인을 도입하자는 제안을 하며 금융권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