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독심리치료협회 자료 분석

“제2의 ‘n번방’ 나올 가능성 커”

“강간 등 강력 성범죄로 이어져”

불법촬영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성적 자극에 심각하게 중독되는 ‘성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중독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신과 가족의 삶이 무너짐은 물론, 성폭행·강간 등 강력 성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성중독 치료를 받은 성중독자의 수는 3년 전인 2018년에 비해 약 5배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 성중독자가 밀집해 있었다. 연령별 성중독자 비율은 20대가 4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32% ▷40대 16% ▷50대 3% ▷10대 2% ▷60대 1%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약 95% 이상을 차지했다.

성중독이란 성적 자극을 끝없이 갈구하는 ‘성적 장애’의 일부로 분류된다. 호르몬 과다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유년기 잘못된 성 관념과 환경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얼마나 반복적으로 성(性)을 찾는지, 성적 자극에 대한 통제가 되는지, 주변 삶이 파괴되는지 등을 크게 8가지 항목으로 나눠 검사를 진행하고 별도로 상담을 통해 성중독으로 진단을 한다고 성중독심리치료협회는 설명했다.

김성 성중독심리치료협회 대표(중앙신학대학원대 상담학과 겸임교수)는 “성중독에 빠지게 되면 정상적인 성적 자극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법 촬영을 하거나, 근친·아동성애에 빠지기도 하고 결국에는 성폭행, 강간 등 강력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어린 나이부터 비정상적인 성적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에 성중독은 앞으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문가는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 가해자들도 성중독일 가능성이 높다”며 “성중독자 증가에 따라 제2의 n번방 사건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정부·사회·교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중독은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성인물을 본다고 모두가 성중독에 빠진 것은 아니다. 성중독에 걸리면 아동 성착취물 등 비정상적 성인물에 빠지게 된다. 또 가족, 아동 등에 성적 환상을 갖게 되기도 하고 모든 타인을 성적 대상화해 생각을 하게 된다. 중독이 더 진행되면 생각을 넘어 충독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된다.

김 대표는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성중독은 절대 혼자의 힘으로는 벗어나기 힘들다”며 “성중독의 눈에 보이는 증상 중 하나가 성희롱·성추행을 하는 것으로 주변에 이런 이가 있다면 치료를 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