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타스 통신]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른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사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크름(크림)반도를 침공한다면 제3차 대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러시아 인터넷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 에게 크림 반도는 영원히 러시아의 일부”라면서 “크림 반도를 침범하려는 모든 시도는 우리 나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그것이 나토 회원국에 의해 행해진다면, 이는 북대서양 동맹 전체와 충돌, 즉 제 3차 세계 대전을 의미한다. 이것은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핀란드나 스웨덴의 가입보다 자국 안보에 훨씬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와는 아직 해결되지 않는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자치공화국 투표를 핑계 삼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크림반도는 1950년대 우크라이나 출신인 후르시초프 전 공산당 서기장이 우크라이나 공화국에 넘겨준 땅이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림반도 탈환 의지를 강조했는데, 이날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반도 영토 회복을 추진하면 3차 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또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국경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보복 준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복 조치에는 이들 두 국가의 턱밑에 이스칸데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이스칸데르 극초음속 미사일은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그는 앞서 상황에 따라 발트해 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위협한 바 있는데 재차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그는 또 서방의 제재에 대해 “우리 역사에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며 “우리는 우리 산업을 발전시키고 제재에 큰 구멍을 낼 것”이라고 과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푸틴 대통령의 연임이 어렵자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그를 대신해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최측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