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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도 실종 가족, 범죄 가능성 낮다…부모 얼굴 비공개 이유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조유나 양이 엄마 등에 업혀 나오는 모습. [YTN]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제주도에서 한 달간 체험학습을 하겠다며 떠났다가 전남 완도에서 행적이 끊긴 조유나(10) 양 가족에 대해 엿새째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승 연구위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처음부터 범죄에 연루됐으면 (가족이) 떠난 최초 시점에 문제가 발생하지, 이미 한 달이 지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네티즌들이 범죄와 관련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조 양) 학교 선생님들이 집에 갔을 때 우편함에 여러 가지 독촉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 독촉장이 있었다고 해서 얼마만큼 경제 형편이 어려웠는지 (파악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밀항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출입구가 막혔을 때 하는 최후의 선택인데,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도 신용카드는 나중에 정지되기 때문에 충분히 떠날 수 있다”며 “아이와 함께 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서 밀항을 선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실종경보가 발령된 조유나(10) 양.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승 연구위원은 사고로 보기엔 정황상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사고라고 예를 들면 같은 장소에서 휴대전화가 꺼졌어야 하지만 지금은 시간 차이도 있고 장소도 다르다”며 “경찰이 문자나 통화, 당시 누구와 연락했는지 알아야 퍼즐이 맞춰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조양 어머니와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3시간 간격으로 각각 다른 곳에서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오전 1시께 신지도 신리의 한 펜션 인근에서 조양과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30분 간격으로 꺼진 데 이어, 같은 날 오전 4시께 송곡선착장에서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꺼졌다.

승 연구위원은 “극단적 선택에 대한 수사 가능성 덮어둘 수는 없다”며 “만약 추락이라든가 극단적인 선택이라면 그 당시 (조양 아버지 휴대폰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송곡항에) 송곡항에 물이 차 있어야 된다”라고 했다. 이어 “저녁에는 간조라 물이 다 빠진다”며 “23시나 새벽 4시 사이 송곡항에서 다른 행동을 하려면 뻘이 있어서 자동차로 지나가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양의 얼굴과 신상만 공개된 이유에 대해선 “사고인지 사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성인에 대해선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법령상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조양에 대해선) 실종아동 발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얼굴과 신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조양 가족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교외체험학습은 학교장 승인을 받으면 학생이 가족여행 등으로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교외체험학습 기간이 끝나도 조양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다. 학교측과 조양 부모와도 연락이 끊겼다. 결국 학교 측은 조양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방문했으나 현관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고 인기척이 없었다. 우편함에 등기 등 우편물이 쌓여있었다. 학교 측은 21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가족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양 가족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24일부터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인근 한 펜션에 묵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장이 딸린 펜션이었지만 가족들은 대부분 방 안에서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

이 가족의 마지막 행적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께 이 펜션에서 목격됐다. 조양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어머니의 등에 업혀 펜션을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이후 차례로 조양 부모의 휴대전화가 꺼졌고, 경찰은 조양 가족의 행방을 추적할만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조 양 가족의 행적 파악에 집중하고 완도경찰서는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 역시 공조 요청을 받아 마지막 생활반응이 나타난 송곡항 일원에서 헬기와 드론, 연안 구조정 등을 동원해 해안을 수색하는 한편 수중 탐색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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