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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손해보고도 처분하는 게 트렌드”…차갑게 식는 영종도 [부동산360]
끝없는 아파트 신축에 대세하락기 겹치자
매매·전세 가격 동반 하락중…“갭투자 위험”
다주택자 정리에 외곽아파트부터 급매로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물량 줄줄이 이어져
주민들 “아파트 말고 병원·마트 지었으면…”
10년차 1기 아파트와 4~5년차 2기아파트, 분양을 앞둔 신축, 주택 개발용도로 매각된 부지 등 영종하늘도시는 지금 주택 초과 공급에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 중이다. 사진은 중구 중산동 주택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지금 갭투자해서 전세 놓으면 큰일납니다. 매맷값도 떨어지지만 전셋값이 뚝뚝 떨어지는 중이라 나중에 세입자한테 돈 못 돌려줄 수도 있어요. 전세가율이 50% 정도라 갭도 많이 들어가고요. 심지어는 갭투자했다가 지금 자기가 산 금액보다도 더 싸게 파는 사람도 있어요.”(영종도 하늘도시 A공인 대표)

‘패닉바잉’이란 단어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던 1년 전이 무색하다. 이제는 ‘패닉셀’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도권의 서쪽 끝인 영종도 하늘도시는 끝없는 공급과 부동산 대세하락기가 맞물리면서 매매·전세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22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영종도가 있는 인천 중구는 지난 13일 기준 아파트 매맷값이 전주 대비 0.03% 하락했고 전셋값은 0.23% 하락했다.

전셋값이 더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는 지역 공급 과다 때문이다. 영종도 하늘도시는 계속해서 분양이 이뤄지고 있고, 주택 용지 역시 꾸준히 매각되고 있어 향후 공급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10년차가 된 1기 아파트단지와 4~5년차 준신축인 2기 아파트단지가 즐비한 가운데 오는 7월 중산동 호반써밋스카이센트럴(534가구)을 시작으로 9월 운남동 화성파크드림2차(499가구), 10월 중산동 동원로얄듀크(412가구), 내년 3월 e편한세상센텀베뉴(1409가구)까지 줄줄이 입주장을 맞는다.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단지. [연합]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고 일자리와 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영종도 특성상 아파트 분양을 받는 사람 대다수가 실거주보다는 세놓기를 택한다. 아실에 따르면 중구 중산·운서·운남동의 등록된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22일 기준 1113건에 이른다. 1년 전인 2021년 6월 22일에는 전·월세 매물이 628건에 그쳤는데, 두 배 가까이 는 것이다. 앞으로 전·월세 매물은 이보다 더 늘어날 예정이다.

때문에 매맷값만 하락할 경우에 나타나는 갭투자도 이곳에선 금기사항이다. A공인 대표는 “현재 대부분 단지에서 전세가율이 50%까지 내려갔다. 고가 주택이 아닌 6억원 이하 주택가에서는 보기 드문 케이스”라며 “현재 하늘도시 30~33평 기준 매맷값 시세가 4억원 후반대에서 5억원 후반대인데 전셋값은 2억~3억원대라 기본 갭이 2억원이 드니 가벼운 투자로 접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층별 매물 가격 공식도 깨졌다. 중산동 B공인 대표는 “3층 저층보다 10층 이상 고층 매물이 더 싸게도 나오는데 이유는 딴 게 아니라 그 집 소유자가 더 상황이 급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아무래도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더 못 견디고 올해 집을 정리하면서 외곽지역 아파트를 급매로 많이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주택 공급마저 우려되지만 개발계획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중산동 e편한세상오션하임 아파트와 현대힐스테이트는 그동안 파노라마 오션뷰 아파트로 프리미엄을 누렸는데 바다 앞쪽 용지에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 발표되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집 좀 그만 짓고 병원이나 쇼핑몰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면서 “아파트뷰로 막히는 것도 아쉬운데 요즘 분위기대로라면 미분양이 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영종도 주민이 청라국제도시와 연계된 제3연륙교(2025년 개통예정)에 기대를 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반시설이 부족해 다리를 건너가 청라에 생길 아산병원과 코스트코, 스타필드 등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교통도 선택지가 별로 없어 실거주에 불편을 초래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항철도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실제로 가보면 영종역이 하늘도시 주택가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 출퇴근하기 힘들다”면서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도 영종대교 통행료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니 제한 조건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런 영종도도 지난해 부동산 폭등기에는 호황을 함께 누렸다. B공인 대표는 “이렇게 아파트가 헐값에 나오고 있을 때가 매수 적기인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오를 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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